조영석 CJ 부사장 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안종범, 직접 질문

▲ CJ[연합뉴스TV 캡처]

‘좌파 성향’ 콘텐츠 탓에 박근혜 정권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진 CJ 측이 기업에 미칠 불이익을 우려해 재단출연에 응했다는 취지의 관계자 증언이 나왔다.

 조영석 CJ 부사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우리나라 현실에서 기업이 청와대,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하면 거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특히 저희 같은 경우 언론에도 나왔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우려가 없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문화계에서는 CJ가 자사의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영화 ‘변호인’, ‘광해’ 배급 등으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돌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4년 11월 손경식 CJ 회장과 처음 독대한 자리에서 “CJ의 영화·방송이 좌파 성향을 보인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을 통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일선 퇴진을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부사장은 검찰이 “CJ가 좌파 기업으로 지목돼 국세청 조사 등 불이익을 받는 상황에서 또 (재단출연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 게 작용한 것이냐”고 묻자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2015년 10월 23일 처음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로부터 재단출연 요청을 받은 상황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전달받은 사항을 기업들에 전달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박 전무가 “경제수석의 지시를 받았고,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는 게 조 부사장 증언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은 그러나 미르·K재단 설립은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안종범 전 수석 측 변호인은 “박찬호 전무가 회의 당시 해외에 한류를 확산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설립하는 재단이라고 했는데, 취지에 맞게끔 운영됐으면 CJ로서도 미르재단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CJ도 매년 사회공헌 예산이 있을텐데 이왕이면 정부 시책에 부합하는 걸로, 국가발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고 생각해서 큰 거부감없이 출연결정한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조 부사장은 이에 “아니다”라며 “한류라고 하면 저희 기업에서 직접 하는게 낫지 않나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수석도 조 부사장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안 전 수석이 법정에 나온 증인에게 직접 질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전 수석은 “미르재단이 설립됐을 때 많은 사람이 CJ가 많은 혜택을 보는 기업이라고 생각했다”며 “정부가 문화융성을 위해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추진했는데, 이 센터는 CJ E&M 건물에 입주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일산에 있는 케이컬쳐벨리는 CJ가 대규모 투자를 했다”며 “만약 미르가 원래대로 잘 운영됐으면 문화 관련 독보적 기업인 CJ가 많은 혜택을 보리라 다들 얘기했는데 마치 미르 창립 당시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듯 말하신다”고 말했다.

 이에 조 부사장은 “미르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땐 케이컬쳐벨리 등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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