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왕 남목초등학교 교사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니?” “너는 매번 그렇게 말해.” “그건, 그런 뜻이 아니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말다툼으로 이어질 때, 종종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이러한 표현은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로 이어지기가 쉽다. 이처럼 상대를 탓하는 대화가 끝난 후에 아이들은 ‘엄마는 매일 나보고 뭐라고 하시는 것 같아.’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선생님께 혼났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대화(對話)’라는 낱말을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로 제시하고 있다. 낱말의 뜻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주고받음’이라는 말이 대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되는 것이다. 곧 대화의 전제는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므로, 한 방향으로 이어지거나 치우치게 되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지시나 훈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아이들은 긍정적인 대화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고민을 덜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만 되돌아보면 어른들은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에 대하여 말할 것인지, 어떤 말투로 어떻게 말할 것인지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럴 때 아이들과 성공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성공한 운동선수들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습을 한다. 그런데 이 중에서 특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운동이 있는데, 바로 스트레칭, 스텝, 호흡 등과 같은 기초 운동이라고 한다. 이것은 격렬한 운동 경기에서 지속적인 기초 운동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의 생활과 학습 등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대화를 위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어떤 말투와 어휘를 사용하며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효과적일지도 연습해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대화 방법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 여러 책들을 살펴보면 새로운 대화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좋아하며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어휘를 선호한다. 그리고 ‘또 그러니?’ ‘넌 안 되겠다’ ‘절대 못해’ 등과 같은 부정적인 말은 아이들과의 대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강하게 꾸짖는다거나 설득을 위한 말하기로는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무엇이 효과적인 대화인지를 생각하며 아이들과의 대화를 준비해본다면 성공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왕 남목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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