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환동 전 극동대 교수

멀쩡한 사람이 빈둥거리며 한다는 짓이, 술 많이 마시고, 도박하고, 거짓말하고, 욕설하며, 저축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의 부모와 형제들 속을 끓였다. 결혼을 했으나 자식을 방치한채 이혼했다. 세월이 흘렀다. 늙었다. 이 사람은 끝내 거지가 되고 말았다. 이른바 ‘불우이웃’이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自己管理(자기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락거리는 사람들,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회피한 병역기피자들, 규칙을 지키지 않고 일하다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사람들, 법규를 어기며 운전하다 장애인이 된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국가와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로 귀착된다.

연말연시마다 나눔경영이니, 불우이웃돕기니 자선남비니, 사회공헌이니 하면서 각지가 요란하다. 기업들은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들어 수출해야 하는 막중한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랄텐데 중요하고도 급한일을 등한히 한 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치느라 정신이 없다. 시간과 돈과 생각을 뺏기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이 사회에는 베짱이처럼 게으른 사람들이 많다.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개미처럼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이 만든 열매의 상당량이 베짱이같이 게으른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 이래서는 안된다. ‘불우이웃’이라 하여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열매를 나눠줘서는 안되겠다. 이렇게 하면 게으른 사람들을 줄일 수 없게 된다. 게으른자는 因果應報(인과응보)의 대가를 치뤄야 마땅하다. 이것이 정의인 것이다.

나라와 사회를 지키다 장애인이 되었다든지, 심한 장애인으로 태어났다든지, 본인의 잘못이 없었는데도 사고나 질병이 달려 들어 장애인이 된 경우, 그리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된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국가가 나서 적극적인 상생을 추구해야 하겠다. 그러나 본인의 잘못이 원인이 되어 가난하게 된 사람들에게까지 불우이웃으로 묶어 도움을 줘서는 않되겠다. 가난이 훈장처럼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조환동 전 극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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