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예로부터 절기상 ‘경칩’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고 특히 개구리가 첫 울음을 운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경칩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입춘 즈음에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8년간 개구리의 산란 시기를 살펴본 결과, 첫 산란 일이 눈에 띄게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 덩어리가 발견된 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2월22일이었던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2월6일로 16일이나 빨라진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에 영상 5℃를 넘는 날이 잦다 보니 개구리 산란 시기도 당겨졌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압과 습도, 풍속 등 여러 기상요소를 관측해서 일기를 예측하지만, 봄꽃이나 벚꽃, 단풍의 개화시기를 예측하는 것과 같은 계절관측과 식물의 발아나 개화, 단풍 혹은 동물의 출현이나 울음소리, 산란 등은 계절 변화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기상관측이 과학화되기 이전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식·생물들의 변화를 유용한 기상관측의 지표로 삼았다.

기상과학이 발달한 현재도 기상청에서는 계절관측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계절의 빠름과 늦음, 지역적인 차이 등을 합리적으로 관측하고, 통계를 내고 분석하면서 기후변화의 추이까지 총괄적으로 파악하는데 계절관측은 아주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계절관측의 종목은 벚꽃, 매화, 개나리, 진달래, 아카시아, 복숭아, 배나무, 코스모스로 관측현상은 발아와 개화이다. 이 밖에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단풍의 시작과 절정기를 관측한다. 관측장소는 아무 곳에 있는 이들의 관측 종목들을 관측하는 것이 아니라, 꼭 지정된 관측소 내에서 관측목으로 지정된 종목들을 표준목으로 삼고 있다.

올 봄꽃 개화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1~4일가량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나리는 다음 달 13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대구 3월18일, 대전 3월24일, 서울은 3월26일쯤 개화하겠다. 진달래는 다음 달 16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대구 3월24일, 서울 3월27일쯤 꽃이 필 것으로 보인다. 반짝추위가 다시 찾아와 봄이 다가오려다가 다시 멀어진 듯 하지만,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찾아왔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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