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광대 닮은 광대나물

▲ 확대촬영한 광대나물 꽃.

집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봄나물
한방에서 ‘보개초’라는 약명으로 불려
염증 삭이거나 진통작용하는 약효 가져
신경통·관절염·인후염 치료제로 쓰여
민간요법으로 벌에 쏘였을때 바르기도
농번기 논밭주변에서 채취는 절대 금물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2월의 끝자락, 예전 같으면 큰 카메라를 둘러메고 야생화를 담기 위해 나섰겠지만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가 워낙 좋아서 길을 나서는데 어딘가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주전 몽돌 해안을 거쳐 정자 해안에 다다랐다. 갯바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갈메기와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구경하고 어느 골짜기에 차를 세운 뒤 양지쪽 밭둑을 따라 걷다보니 작은 봄꽃들이 계절을 잊은 채 이곳저곳 피어나 있었다.

그 중 아직 개화기도 아닌데 꽃을 피운 광대나물이 눈에 띄어 발걸음 멈췄다. 카메라에 담아 보았더니 앙증맞기 그지없다. 그 꽃은 광대나물이다.

광대나물이란 이름의 유래는 예능인을 총칭하는 광대와 먹을 수 있는 풀의 의미인 나물의 합성어다. 돌려난 잎 위에 한 송이씩 핀 꽃의 모습이 춤추는 광대가 무대에 선 모습과 닮아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광대나물은 우리나라 각 처의 밭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2년생 초본이다. 햇살이 많이 드는 양지 쪽에서 잘 자라며 꽃은 3~5월이 개화기지만 2월 말부터 초가을까지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방에선 보개초(寶蓋草)라는 약명으로도 부른다.

즉 ‘보물(부처)을 싸고 있는 풀’이라는 뜻이다. 등룡초, 연전초, 풍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광대나물은 집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봄나물이다. 연한 어린잎은 봄나물로 일품이지만 쑥, 달래, 냉이에 워낙 익숙해 있다 보니 광대나물엔 눈길을 잘 주지 않게 된다.

▲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약성은 쓰고 성질은 평하며 무독하다. 한방에선 전초를 약용하는데 풍을 없애주며 진통작용과 염증을 삭이는 약효를 가지고 있다.

적용질환은 신경통, 관절염, 손발이 굳어져 감각이 없어지는 증세, 반신불수, 인후염, 결핵성임파선염, 지혈약으로도 쓰인다.

특히 산행 중 외상으로 출혈이 있을 때, 송충이나 벌에 쏘였을 때 지상부를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곧 피가 멈추고 통증도 완화되며 가려움이 가시게 된다.

광대나물은 우리나라 토종식물이며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볼 수 있지만 차량의 왕래가 많은 도로와 인접한 곳, 농번기 논밭 주변에서는 채취를 해선 안 된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 봄이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는 광대나물. 잎 위에 한 송이씩 핀 꽃이 흡사 춤추는 광대의 모습과 빼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묵은나물, 차, 약술 등으로 활용된다.

● 생활 속 다양한 약초 활용법

#나물로 먹을 때

3~5월경 연한 잎을 채취, 약간의 쓴맛이 나므로 데친 후 우려내고 나물로 해 먹거나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 먹는다.

#약차로 먹을 때

꽃이 한창 필 5~8월경 채취해 잘게 자른 후 씻어 하루쯤 그늘에서 말린다. 타지 않을 만큼 덖어서 말려 두었다가 물 1ℓ에 건재 10g 정도, 대추 2~3개를 넣고서 은은한 불에 달여 1일 3~6회 한 잔씩 마신다.

#약술을 담글 때

5~8월경 전초를 채취해 잘 씻은 다음 그늘에서 2~3일간 말려 용기의 1/3 정도 재료를 넣고 20도 정도의 바탕술을 부은 다음 꿀이나 백설탕을 조금 첨가한다.

온도차가 심하지 않고 직사광선을 받지 않는 곳에서 5~6개월 정도 숙성 후 찌꺼기를 완전히 걸러내고 작은 병에 분병(分甁) 한 후 약 6개월 정도 2차 숙성을 거친다. 조석으로 식후 한 잔씩 복용하는 것이 좋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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