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관문 KTX역세권에서 청정 생태계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료사진

울주군, 반딧불이 생태하천 사업
삼남면 상천천 서식 최적지 꼽아
KTX역 인근 울산 이미지 개선
관광명소 되도록 신중하게 추진

울산의 관문 KTX역세권에서 청정 생태계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울주군의 복원계획이 성공하면 역세권 인근 주민들은 물론, 울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생태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 ‘반딧불이 생태하천 사업’ 추진

울산 울주군은 23일 KTX역세권 주변 상천천을 대상으로 ‘반딧불이 생태하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2~23일 이틀간 현장을 방문해 서식 환경을 조사하고 인근 마을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KTX역 뒤편에 위치한 삼남면 쌍수정마을을 따라 흐르는 상천천에서 반딧불이(사진)의 먹이가 되는 다슬기가 다량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지역은 물이 깨끗하고 공기도 맑아 반딧불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나타났다.

군은 지난 2015년 상천천 하류에 위치한 KCC언양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이후 공장 맞은 편 구수교 인근에서 반딧불이가 목격됐다는 소식을 잇따라 접한 뒤 사업화를 결정했다.

사업을 제안한 윤정록 삼남면장은 “십여년간 상천천의 생태계를 살피면서 다슬기가 대량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슬기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가 반딧불이 복원에 생각이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식지 보호 위해 정비 최소화

군은 사업의 성공이 최대한 청정한 자연을 유지하는 것에 달렸다고 보고 상천천 일대의 정비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만 복구하고 나머지 부분은 가급적 자연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서식지 훼손 등을 우려해 산책로 등은 만들지 않을 예정이다.

울주군은 상천천 전체에 반딧불이를 복원하기 보다는 조용하고 조명이 드문 곳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인근에 위치한 면유지 등이 사업지로 고려되고 있다.

복원 후에는 인근 역세권 내 수변공원과 연계를 추진한다. KTX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열차에서 내린 방문객들이 손쉽게 반딧불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애반딧불이·늦반딧불이 등 복원 추진

군은 자수정동굴나라에서 곤충 생산과 유통사업을 펼치고 있는 ‘숲속의작은친구들’과 사업 연계를 협의하고 있다.

업체 측은 성안동이나 범서 인근 등 울산 도심에서도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역세권 일대에서도 반딧불이를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서식환경을 꾸준히 조성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원할 반딧불이의 종류에 대해서는 양측이 약간의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군에서는 물에 서식하는 애반딧불이를 추천하는 반면, 업체 측은 산에서도 서식이 가능한 늦반딧불이나 운문산파파리반딧불이를 추천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울산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KTX역세권 일원에 반딧불이가 살게 되면 생태도시 이미지 상승은 물론 관광측면에서의 효과도 기대된다”며 “서두르지 않고 사업을 추진해 결실을 맺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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