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박태준미래전략연구포럼’ 열려…한국사회 의식변화 논의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2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제4회 박태준미래전략연구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한국인의 의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논의한 이번 포럼에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송호근·장덕진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안팎에서 ‘시대의 지성’으로 꼽히는 이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송복 명예교수는 “지난 60년대 이래 첫 30년은 ’적나라한 물리력‘에 기초한 ’강력한 리더십‘이 동력이 돼 유례없는 산업화를 성취했다”면서도 “그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은 아직도 산업화시대 성공모델의 관성에 젖어 대통령 1인의 빼어난 능력·정치력 등 리더십에 기대고 있다”면서 “우리가 만들어낼 새 ’역사의 동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지적했다.

송호근 교수는 “한국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관용에 토대한 ’공민(公民)‘이 형성되지 않았다”면서 “한국사회는 시민운동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이후 각계각층에서 쏟아진 다양한 요구를 정치권이 제도화하고 조정하는 데 미숙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 교수는 최근 촛불집회에 대해 “나온 사람들을 보니 고소득·고학력자가 많았다”면서 “이들은 이전까지 과도하게 자기권리를 주장하는 이기적인 시민이었지만 (촛불집회에서) 권리와 책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보여 감동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최근 태극기집회 참여자가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양쪽다 거칠어지고 있다”면서 “권력을 사냥하고자 하는 정당들이 조정·화합 등 해야 할 일은 안하고 선동에 나서 격돌·폭력투쟁으로 나아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발표자 중 가장 젊은 장덕진 교수는 이날 주요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 추이와 가치관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공개해 선배 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명목 GDP가 낮을 때는 경제·물질적 안정 등 ‘생존적 가치’를 중시되다가 GDP가 높아지면서 성 소수자·환경 보호 등 다양한 가치로 관심이 확산하는데 한국만은 경제성장을 이뤘음에도 여전히 생존적 가치만 추구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장 교수는 “(한국사회는) 탈상품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정치참여률도 특히 낮다”면서 “사회에 만연한 정치혐오가 아수라 같은 오늘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를 혐오하면 대표자가 아닌 지배자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게 된다”면서 “악한 지배자도 선한 대표자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창 명예교수는 “광장의 분열은 법과 제도의 미비가 낳은 결과”라고 진단을 내리며 “새로운 지도자는 국가의 분열을 줄일 법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표내용은 ‘한국사회, 어디로?’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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