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17차 촛불집회…“즉각 탄핵·특검 연장”
‘태극기 집회’ 맞서 ‘노란리본 태극기’ 등장…‘레드카드’ 퍼포먼스도

▲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레드카드와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퇴장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도심에서 박 대통령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17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탄핵심판 변론을 27일 끝내기로 한 헌법재판소에 탄핵안을 즉각 인용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특검팀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28일로 만료되는 수사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이 꼼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막아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탄핵 결정은 단지 재판관 8명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이름으로 선고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얼마 전 권한대행 기념 시계를 제작했다”며 “황 권한대행은 권력에 취한 대통령 놀이를 그만두고, 당장 특검 연장을 승인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각계 시국발언, 공연 등으로 이뤄진 본 집회가 끝난 뒤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빨간색 종이를 대고 촛불을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대기업 사옥 방면으로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는 탄핵 반대단체가 태극기를 내세우는 데 반발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를 나눠주기도 했다. ‘부정부패와 독재정권이 오염시킨 태극기를 새로운 태극기로 바꾸자’는 내용의 펼침막도 등장했다.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사전에 테러 위협 첩보가 입수된 문 전 대표 곁에는 경찰 신변보호조가 따라붙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30분까지 연인원(누적인원) 80만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탄핵심판 최종변론일 이후인 3월1일에도 18차 촛불집회를 대규모로 이어갈 계획이다.

촛불집회에 앞서 민주노총 등 노동자·농민·빈민·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주제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촛불과 태극기의 싸움이 아니라 정의의 촛불이 범죄자를 몰아내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재벌총수 구속과 헬조선 타파가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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