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스토리텔링으로 재무장한 울산명소 - (5)‘고래하면 울산’ 고래문화마을

▲ 25일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울산으로 1박2일 가족여행을 온 김영한(서울 강서구)씨가 아이들과 교복체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암각화 속 고래가 살아숨쉬는 곳
70~80년대 재현한 장생포옛마을 등
5D입체영상관·모노레일 완비되면
방문객 규모 두배이상 늘어날듯
울산대교 통해 동·북구와도 연결

한국관광공사는 해마다 전국 곳곳의 이름 난 관광지를 선별해 ‘한국관광 100선’을 발표하는데 최근 울산에서는 4곳(간절곶, 대왕암공원, 태화강 십리대숲, 영남알프스)이나 올라 화제가 됐다. 앞서 울산은 2015년에도 두 곳이나 목록에 올렸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반구대 암각화’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였다.

두 곳의 공통점은 ‘고래’다. 반구대 암각화는 7000년전 선사인이 바위에 남긴 흔적으로, 울산의 역사문화가 고래와 더불어 시작됐음을 알려준다.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등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는 고래로 울고 웃는 장생포의 애환과 부활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5년 개장한 고래문화마을은 신화로만 느껴지는 반구대 고래가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을 건너뛰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 70~80년대를 재현한 장생포옛마을

25일 오전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내 장생포초등학교. 김영한·이미희(서울 강서구 양천동) 부부가 삼형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이른 새벽 울산을 목적지로 1박2일 여행을 왔고 고래문화마을은 울산관광의 첫 방문지였다.

김씨 부부는 “세 아이에게 고래를 보여주고 싶어 별다른 고민없이 울산행을 선택했다. 고래하면 울산이 떠오르는듯 인터넷에 올려진 내용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훨씬 많다”고 흡족해 했다. 이들의 동선은 동구 대왕암공원 탐방후 북구 강동 바닷가에서 푸짐한 저녁식사, 이튿날 간절곶 해돋이가 예정돼 있었다.

이들은 고래문화마을에서 고래빵도 맛봤다. 울산제과협회가 운영하는 고래빵연구소에서는 개당 1000원하는 고래빵을 즉석에서 구워 판매했다. 손바닥 크기의 고래빵은 반구대 바위그림 속 고래모양이다. 마들렌(카스테라) 반죽에 유자청을 섞어 달콤하고 부드럽다. 고래의 주식, 미역가루까지 첨가해 시원한 바다향도 느껴진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래문화마을의 모습.

고래문화마을의 터줏대감은 따로있다. 청수이용원 앞에 자리한 ‘만원짜리를 물고있는 개’ 동상이다. 포경업이 성행하던 70~80년대, 장생포에서는 마을을 돌아다니는 개조차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다.

그 때를 추억하며 세워진 동상 앞에서 관광객들은 누구나 인증샷을 남긴다. 요즘은 개가 물고있는 지폐를 쓰다듬는 사람까지 넘쳐난다. 포경금지로 쇠락한 장생포가 고래문화마을로 부활한 것처럼 횡재가 찾아온다는 속설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래문화마을은 현재 주중 300명, 주말 1300명 정도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오는 7월 5D 입체영상관이 개장하고, 10월 관광용 모노레일까지 완비되면 방문객 규모는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된다.

고래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주로 울산대교를 이용해 동구나 북구로 넘어간다. 울산대교는 고래문화마을 개장 즈음에 개통한 현수교다. 톱스타 현빈의 영화 ‘공조’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동구청 뒷편의 울산대교 전망대에서는 앞서 둘러 본 고래문화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산업수도 울산의 오늘이 있기까지, 대단위 선박건조장과 수출용 자동차 선적장도 한눈에 들어온다. 태고에서 시작된 고래잡이 선사인의 기개가 오늘날 조선해양도시의 산업역군에게로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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