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은 ‘군사 작전’이라고 발언한 뒤 존 켈리 미국 국토안전부 장관은 멕시코를 방문해 “이민자 관련 작전에 군대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하고 나서 미국은 ‘1 국가 정책’에 열려 있다고 말하자 니키 켈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은 절대적으로 “2 국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2 국가 정책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존재하게 함으로써 중동 평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은 약 20년 동안 이를 지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 국가 정책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이라는 1개 국가만의 존재를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쳐 팔레스타인과 아랍 세계의 반발을 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통해 중동 평화를 달성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기본 구상을 크게 뒤흔든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하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뮌헨과 브뤼셀로 날아가 미국은 대서양 양안의 군사 동맹인 나토에 변함없이 충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내각 최고위급 사이에 중요 정책을 둘러싸고 모순된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질서나 현상을 깨는 중대 발언을 하고 나면, 부처 장관이나 최고 책임자들이 나서 이를 진화하거나 어조를 완화하는 식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내각의 뒷설거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내각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 발언이 미국 국민, 상대 국가, 국제사회에 초래한 “불을 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전 정부에서 대통령과 내각의 불협화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대통령과 관료들 사이에 정책 이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문제는 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내각이 보이는 간극이 너무 크고, 여러 문제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여과 없이 외부에 노출되고, 출범 초기인 새 정부에서 지나치게 자주 발생한다는 데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책임자들은 때로는 완전히 상반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처 장관들이 보인 숱한 ‘엇박자’는 놀랍게도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5주일 안에 일어난 것들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은 “우리 각료들은 ’예스 맨‘들이 아니라 용감한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할 말을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각료들 사이에 근본적 이념 차이는 없고, 단지 발언의 뉘앙스나 세부적 설명이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로버트 댈렉은 트럼프 정부에서 계속되는 일련의 상반된 발언, 뒷수습 설명, 정책 철회는 우려할 수준이며, 전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부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실수를 하고, 발언을 철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누가 어떤 말을 하면, 조금 있다가 다른 사람이 나와 이를 바꾼다. 그들은 최고위직의 발언이 국민, 상대국, 국제사회에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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