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조윤경 교수팀...초고속원심분리기 없어도

필터로 미세입자 걸러내는 나노 소포체 검출장치 개발

▲ 엑소디스크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우현경 연구원, 조윤경 교수, 비자야 순카라 박사(왼쪽부터).
소변이나 혈액에서 암 진단에 필요한 물질만 효과적으로 채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조윤경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고 검출하는 장치인 ‘엑소디스크’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채집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할 기술이 완성되면 조직검사에 집중됐던 암의 진단과 치료를 좀 더 손쉬운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 소포체는 세포 활동 중에 나오는 40~1000㎚(1㎚=10억분의 1m) 크기의 생체물질이다.

이 물질을 분석하면 암 등 각종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원심분리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기존보다 500배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야 하면 초고속원심분리기가 필요했다.

연구진은 ‘엑소디스크’라는 랩온어디스크(lab-on-a-disc)로 한계를 극복했다. 원심력을 키우지 않아도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필터를 추가해 기존 초고속원심분리법보다 300배 낮은 원심력으로도 나노 소포체를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엑소디스크는 칩 안에 두 종류의 필터(20㎚, 600㎚)가 설치돼 크기별로 입자를 분리할 수 있다. 소변을 엑소디스크에 넣고 구동시키면 20㎚보다 크고 600㎚보다 작은 입자들만 걸러내 농축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농축된 물질에 효소면역분석을 진행한 결과 방광암 환자에게서 나온 나노 소포체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조윤경 교수는 “엑소디스크를 이용하면 30분 안에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채집할 수 있다”며 “원심력을 이용하면서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돼 나노 소포체를 효과적으로 회수한다”고 말했다.

조윤경 교수는 “현재 채집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해 암 등의 질병을 판단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변 등의 체액으로 암 등의 질병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Nano’ 28일 자로 출판된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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