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지도 제작·‘산림문화자산’ 등록 추진

▲ 경남 합천 해인사 홍유동 계곡의 송진 채취 피해목.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일제강점기 일본이 전쟁 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전역의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면서 남긴 상처를 보여주는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가 제작된다.

피해 소나무 서식지는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8일 산림청과 함께 송진 채취 흔적이 남아 있는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송진 채취 피해목의 역사적 가치를 기록문화로 남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탄유는 소나무에 ‘V’자형 상처를 내어 나온 송진을 받아 끓여 만들어졌다.

소나무에 남겨진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상처인 송진 채취와 그에 따른 소나무의 피해는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예로부터 약재와 등불의 원료가 된 송진은 한국 고유의 산림 전통자산으로, 일본이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1∼1945년에 한반도 전역에서 강제로 채취해 송탄유를 확보하는 데 사용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전통지식연구팀이 8개 지역, 총 121그루의 송진 채취 피해목을 표본 조사한 결과 소나무의 건강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목 표본조사 지역은 경북 문경, 충북 제천, 충남 보령, 태안, 서산, 경남 함양, 전북 남원, 경남 합천, 인천 강화 석모도 등이다.

70년 전 송진 채취를 위한 가해 높이가 크게 변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남원과 제천 지역이 가해 높이가 가장 높았고, 송진 채취 피해목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은 태안 안면도, 합천 해인사 홍유동 계곡, 제천 박달재 등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일반 국민으로부터 송진 채취 피해목 사진을 받아 피해목의 분포와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전국 송진 채취 피해목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찬열 박사는 “피해목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송진 채취를 위한 ’V‘자 상흔이 최대 1.2m 높이까지 남아 있어 소나무와 주변 산림 경관상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송진 채취 피해목처럼 역사적 의미를 지닌 산림자원을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해 미래 세대에 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