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발표…北 비밀영업 묵인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

▲ 北 통신장비업체 글로콤의 말레이시아 주소지 건물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된 군장비업체 두 곳을 퇴출키로 했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인터내셔널 글로벌 시스템’과 ‘인터내셔널 골든 서비시스’ 등 두 기업의 등록을 말소한다고 밝혔다.

북한 주주, 이사들이 경영하는 이들 두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군장비 판매업체 ‘글로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찰총국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VX 독가스로 암살한 배후로 지목돼왔다.

유엔의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착총국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글로콤은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두고 중국의 공급책을 통해 북한의 군사통신 장비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에 팔다가 적발됐다.

글로콤은 말레이시아 인터넷 주소로 홈페이지도 운영했다.

이는 북한이 군사 장비와 관련 물품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교묘히 위반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는 글로콤처럼 북한 산업체가 국적과 상호를 위장한 업체들이 외화벌이하는 사례가 포착된다.

이에 따라 현지에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피하려고 설립된 업체가 말레이 기업들과 연계해 버젓이 활동하는 데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뒤늦게 사실상 북한이 운영하는 업체 단속에 나선 것은 더는 비밀 영업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선 김정남 암살과 암살에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문제로 반북 감정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터내셔널 글로벌 시스템’은 글로컴의 말레이시아 홈페이지에 이름이 있으며 ‘인터내셔널 골든 서비시스’는 연락처로 등재됐다.

그러나 말레이 경찰은 글로콤 사무실이 말레이시아에 없으며 글로콤의 말레이시아 홈피이지도 폐쇄됐다고 밝혔다.

관련 기업의 등록 말소 결정에 관해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했으며 국익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처”라고 설명했다.

할릿 청장은 또 “우리는 연관된 제재와 관련한 국제규정을 준수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해왔다”고 항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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