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로 인한 무질서 심화
이상기후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
온실가스 저감 작은 실천 필요한때

▲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기후가 삼한사온, 즉 3일 춥고 4일 온화한 날씨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전에 따뜻하다가도 오후에 한랭전선이 다가오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이 무질서해졌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이다. 지난 겨울에는 과거 눈 구경을 못했던 하와이에 눈이 오고, 눈이 많이 와야 하는 시카고에는 적게 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많은 이론이 있는데 결국은 인간이 만든 자연 파괴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상은 점점 질서있는 상태에서 무질서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무질서로의 이행은 기후 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 현상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현상은 자발적인 반응의 방향을 얘기해주는 열역학 법칙으로 설명이 된다는 것이다. 자발적인 반응의 진행 방향은 열역학 법칙이 말해주고 있는데 이는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방향이고 자유에너지는 감소되는 방향이다.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엔트로피만 얘기하겠다. 물이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 인간이 늙는 것을 포함한 모든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은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천한 금속을 귀한 금속인 금으로 만들고자 평생 연구에 빠진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을 연금술사라고 부른다. 이들은 아버지가 연구하다가 세상을 떠나면 아들이 이어받아 연구를 하곤 했다. 그들이 열역학 법칙을 알았으면 그런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열역학적으로 계산하면 절대로 이러한 연금술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무질서한 정도가 커진다는 의미이다. 이 세상도 태초에 처음 지구가 탄생했을 때에는 오염도 없고 모든 것이 질서 정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살아오면서 특히 문명의 발달이 지구에 공해를 가져옴으로써 무질서가 커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무질서가 극대화될 때 지구의 종말이 오게 될 것이다. 비록 이러한 무질서로 진행되는 것이 자발적인 반응 방향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우리의 노력에 의해서 무질서로 이행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는 파국으로 가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며 무질서를 용납하지 말고 질서를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개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의 일상 생활 모든 면에서 다 적용이 될 수 있다.

무질서 외에도 기후의 온난화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매 10년 지표 평균 기온은 1850년 이후 어떤 시기보다 지속적으로 온난화되는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 대기와 대양이 온난화되고 있고 눈과 빙하의 양이 감소하고 온실가스 축적이 증가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많은 관측된 변화는 유래가 없는 변화인데 이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배출 추세가 지속 증가되기 때문이다. 국제간 기후변화에 관한 패널은 5차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영향은 분명하다라고 명시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기온이 0.89℃ 상승하고 있고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해수면이 63㎝ 상승한다고 예측했으며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2℃ 미만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0월 말 기준 190개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신 기후 체제의 기반 확립을 위한 자발적인 기여 방안을 제출한 상태이다. 기후 변화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이해도 증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국가 여건을 살펴보자. 제조업의 비중이 높으며 특히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전반적인 산업부분 에너지 효율 수준이 낮으며 저렴한 에너지 저감 수단이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 일반인들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청정 에너지의 사용, 물사용과 전기의 절약, 쓰레기의 절감 등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도움이 된다. 작은 물방울도 모이면 큰 강이 되는 것이다.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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