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지난 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전은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 이후에도 커제, 이야마 유타 등 세계 최정상급 바둑 기사와의 대전에서 알파고가 60승 전승을 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서로 교차된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처음 가는 길이다. 내일을 꿈꾸며 오늘을 살지만 결국 내일은 우리에게 올 때까지는 우리의 것이 아닌 것이다. 인류가 존재한 이후로 이것은 불변의 사실이나, 우리를 당황케 하는 것은 그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빠른 변화에 대한 예를 하나 들면, 증가하는 정보의 양인데 최근 2년간 생성된 데이터의 양이 인류가 지금까지 생산한 데이터 양을 훨씬 능가한다.

혹자들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가져올 변화를 차세대 산업혁명, 즉 4차 산업 혁명이라 말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1850년에 100마력짜리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열차는 144마리정도 말이 끄는 18대의 역마차가 끄는 동력과 같은 것이었다”라고 하며, 석탄과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1차 산업 혁명이 그 당시 사회에 던졌을 충격을 말하고 있다. 특별히 산업의 변화가 가져다줄 직업의 변화를.

그 이후 우리는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으로 2차 산업 혁명을, 이어서 1970년에 들어오면서 컴퓨터와 자동화 생산 시스템으로 야기된 3차 산업 혁명을 거쳤다. 근래 들어서는 인공 지능,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는 시스템 등으로 유발될 미래 변화가 가져다줄 충격과 예측에 대한 논란이 비등하다.

확실한 것은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우리보다 훨씬 빠르고, 예측이 어려운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를 전통적으로 지배해 온 직군인 의사, 약사, 변호사 등 고도의 전문지식 직업군이 몰락하고 200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것인데, 그중 직접 수학과 연관된 직업이 40만 개, 수학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90만 개로 사실상 50% 이상의 직군이 수학을 핵심 능력으로 하는 직업군이라고 분석했다. 인간 사고의 표상인 순수 학문으로 오랫동안 음지에 있었던 수학에 이제야 빛이 드는가보다.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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