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 초음파 괜찮을까

▲ 임종욱 울산보람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임산부를 대상으로 태아 초음파 진료를 하고 있다.

태아 상태 확인할 수 있어 유용
12주 전엔 질속·이후엔 복부로
3차원 입체·동영상 초음파의 경우
잦으면 태아에 영향 줄 수 있어

임신 6개월께 정밀 초음파 시행
뱃속아기 신체부위·장기별 점검
태아 100명 중 1명 심장기형 해당
전문가 통한 꼼꼼한 검사 필요
뇌 형태상 기형도 확인 가능해

임신을 한 여성들은 보통 산부인과 병원에서 다양한 초음파 검사를 받게 된다. 막상 초음파 검사를 받긴 하지만 각각의 검사들이 무엇을 위해서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많은 이들이 초음파 검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태아 초음파가 안전한가’이다.

초음파와 태아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결과는 없지만,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발표된 내용을 정리하면 태아 초음파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3차원 입체 초음파나 태아 동영상 초음파의 경우 횟수가 많아지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 궁금해할 초음파 검사의 종류와 각각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았다.

 

◇임신 시기와 목적에 따라 검사 달라져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초음파는 크게 질속 초음파와 복부 초음파로 나뉜다.

질속 초음파는 질을 통해서 시행되기 때문에 자궁과 난소를 좀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부인과 환자는 질속 초음파로 검사하지만, 태아초음파의 경우 질속 초음파는 임신 초기인 10~12주 전까지 시행한다. 질속 초음파는 복부 초음파보다 자궁에 가까이 접근 할 수 있다. 해상도가 높고 진단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임신 초기 태아 기형검사에 적합하다.

복부를 통한 태아 초음파는 임신 10주 이후에 배를 통해서 시행한다. 시기와 목적에 따라서 태아 정밀 초음파, 태아 심장 초음파 등 다양한 형태의 복부 초음파를 실시하게 된다.

임종욱 울산보람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엄격하게 얘기하면 산부인과 병원에서 정밀 초음파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정밀 초음파에 대해 정확히 정의된 것은 없다”며 “일반 초음파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 좀 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한 부분만을 검사하는 것을 정밀 초음파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태아 정밀 초음파에서는 단순 태아의 신체 측정 이외에도 초음파기기를 통해 각 신체 장기를 정확히 검사한다. 당연히 경험 많은 전문 검사자가 필요하고, 세밀하고 집중적으로 보기 때문에 시간도 더 소요된다.

◇태아의 성장과정 확인 위한 정밀 초음파

태아 정밀 초음파는 태아가 임신 주수에 맞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임신 6개월께 시행한다.

우선 산모의 난소, 자궁을 살피고 태반과 양수의 양을 점검한다. 여기까지 정상이면 태아의 머리둘레, 직경, 복부둘레, 태아의 주수와 몸무게 등을 측정한다. 그리고 다시 태아의 각 장기별로 정밀한 검사를 시행한다.

태아의 흉곽을 통해서 폐의 기형이나 심장기형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어 복부로 넘어가서 태아의 간, 쓸개, 간정맥, 위와 십이지장부위를 검사한다. 복강 내 소장과 대장이 늘어나 있는지, 신장과 방광, 항문은 정상인지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손, 발, 발목 등을 점검한다.

특히 뇌의 경우 기능은 확인할 수 없지만, 형태상 심각한 기형은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다.

태아 심장 초음파는 정밀 초음파에서 심장에 이상이 의심될 때 시행한다. 심장 초음파는 전문적 교육을 받은 전문가에 의해서 심장만을 보기위해 최적화된 심장초음파 기기로 실시한다. 일반적인 정밀 초음파에서는 심장의 작은 기형은 확인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심장기형은 태아 심장 초음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심장기형은 흔히 태아의 1%로 보고 될 정도로 흔하며, 만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병의 종류에 따라 30~40%가 1년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산모와 태아 건강 위해 꼭 필요해

이 외에도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한 검사에는 3차원 입체 초음파, 도플러 초음파, 색 초음파 등이 활용된다.

일반적인 2차원 초음파와 달리 영상 프로그램을 통해서 태아의 3차원 영상과 부피를 비교적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3차원 입체 초음파는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게 태아의 3차원적 외모를 볼 수 있다.

도플러 초음파는 주로 태아의 맥박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행하지만, 심장 초음파에서 동정맥 혈류의 방향과 속도를 측정해 혈류이상과 심장기형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심장판막 이상을 진단하는 중요한 검사로 활용된다.

색 초음파는 움직이는 물질의 방향에 따라 다른 색으로 표시해 주는 초음파 검사다. 동맥과 정맥의 주행 방향이 다르므로, 혈관의 위치와 흐르는 방향을 구별할 수 있다. 심장 초음파, 도플러 초음파, 색 초음파가 동시에 시행돼 진단의 정확성을 올린다.

임 전문의는 “산전 초음파는 안전하고 정확하게 태아의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3차원 입체영상이나 동영상은 안전하지만, 횟수가 많아지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 하는게 좋다”며 “특히 심장 초음파의 경우 태아 정밀 초음파에서 이상소견이 있을 시 태아·소아 심장초음파 전문가를 통해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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