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명→40명 수사팀 축소, 이르면 내주 서초동에 새 보금자리
안종범 수첩·태블릿PC 자료 검찰 제공 검토…후속 수사 협력

▲ 28일 자정에 수사 활동이 종료되고 공소유지팀으로 축소 재편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치동 사무실 입구에는 아직도 언론사들의 장비가 대기 중이다. 연합뉴스

90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일 0시를 기해 특검 수사 기간이 종료한 가운데 특검은 완료하지 못한 수사를 3일 이내에 검찰에 인계하도록 한 특검법에 따라 관련 자료 이관을 준비 중이다.

특검은 그간 작성한 참고인 진술서, 피의자 신문조서, 각종 증거물, 분석 자료 등을 분류하고 사본을 만들고 있다.

특검이 기소해 직접 공소 유지를 해야 할 사건은 관련 자료 원본을 특검이 보관·관리하고, 검찰이 후속 수사를 할 사안과 관련된 자료는 원본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긴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특검팀이 원본을 관리하는 자료라도 검찰 수사에 필요하면 사본 형태로 넘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과 관련한 삼성 사건 수사기록 약 3만 쪽,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일명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기록 약 2만 쪽 등 방대한 자료가 검찰에 제공될 전망이다.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의 혐의를 조사한 기록 등 특검이 아직 기소하지 않은 사건 자료는 검찰이 원본을 받게 된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특검팀 발족 후 1t 트럭 한 대 분량의 자료를 특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특검이 그보다 많은 양을 검찰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새로운 업무 수첩 39권이나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 협조로 확보한 새로운 태블릿PC 등은 특검이 관리하지만, 이 역시 사본 형태로 검찰에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경우는 원본을 대출해 줄 수 있을 것이고 안종범 수첩은 사본 형태로 전할 수도 있다”며 “검찰과 다 협의해서 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영수 특검, 특검보 4명, 파견검사 20명을 포함해 정원 105명 규모이던 특검팀은 40명 수준으로 축소된다.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은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비롯해 파견검사 8명이 공소 유지를 위해 특검팀에 잔류한다.

특검보 4명은 당분간 직을 유지할 전망이며 파견 공무원과 특별수사관 등이 30명 가까이 남아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과 가까운 곳에 새로운 거점을 물색 중이며 이르면 내주 대치동 사무실 문을 닫고 서초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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