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1일은 제98회 삼일절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5부 요인이 참석하는 국가 기념식이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식전·후 퍼포먼스가 있었다. 종로 삼일만세거리에서도 특별행사가 열렸다. 물론 각 지자체가 삼일절 기념행사를 하고 아우내장터에서 98년전 이 날을 재현하는 행사도 한다.

국립합창단은 1일 서울 KBS홀에서 삼일절 기념음악회를 마련했다. 올해 처음으로 독립운동사료에 근거해 독립운동에 참가했던 이천만동포(당시 조선의 인구)의 하나같은 마음을 담은 칸타타 ‘하얀 함성’을 연주했다. 작곡가 허걸재씨가 이 날을 위해 작곡한 칸타타 ‘하얀 함성’이 초연된 것이다.

이 연주회에는 국립합창단을 위시해 120여명의 합창단과 5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합창단원들은 순수한 민초 조선 백성역을 맡아 노래하다가 장면이 바뀌어 남성단원들이 일본순사 역을 맡아 합창을 했다. 여성단원들은 기생역을 맡기도 했다.

창작곡을 연주한다는 의미는 언제나 특별하다. 세상에 없는 음악을 탄생시켜 세상사람들에게 오늘 이 음악이 세상에 나왔다고 알리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불러보지 않은 노래를 세상에서 처음으로 부르는 정말 의미있고 감동적인 순간이다. 98회 삼일절을 맞아 이날 태어난 ‘하얀 함성’은 초연이라는 의미 뿐 아니라 곡의 내용면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들어 있다.

우리 선열들이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들리게 또는 들리지 않게,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그 함성과 외침이 전 세계에 메아리쳐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 만방에 알리며 드디어 기미년 삼월에 유관순 열사의 독립만세와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기까지, 그 과정을 담았다. 특히 조선의 기생들이 일본놈에게는 술도 팔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만세를 부르다가 옥살이를 하게 된 동료를 번갈아가며 면회하고 기생들끼리 단합해 독립운동에도 함께 참여한다는 대목에선 목이 메이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이날 칸타타 연주 중 민족대표로 나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역할을 잘 해낸 정세균 국회의장의 특별 출연은 출연자 모두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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