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화문광장 차벽 설치
양측 별다른 충돌은 없어

헌재의 탄핵 선고를 앞두고 3·1절을 맞아 탄핵반대 단체와 탄핵촉구 단체가 잇따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탄핵 찬반 단체들은 앞으로 헌재 결정 시까지 집회를 이어나갈 방침이어서 갈수록 집회 성격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1919년 3월 1일 선열들이 일제의 폭압에 맞서 태극기를 들었 듯 자신들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태극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탄기국은 이날 발표한 ‘3·1절 선언문’에서 “일제보다 참혹한 불의로 무장한 세력이 단돈 1원도 받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태극기를 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의와 거짓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 피로서 정의와 진실을 지킬 것, 하나뿐인 목숨을 건다고 후회하지 않을 것, 태극기를 수의 삼아 자신있게 잠들 수 있음과 최후의 승리가 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박대출·윤상현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친박계 정치인과 탄핵심판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에 제출한 의견서를 대리 녹음한 내용이 박 대통령 활동 영상과 함께 재생되기도 했다.

한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선고만 남긴 헌법재판소가 촛불 민심을 수용해 반드시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근혜는 최후변론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보도와 촛불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됐다고 항변했다”며 “1000만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있었기에 탄핵 인용을 앞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8년 전 오늘 3·1운동의 힘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됐고, 마침내 1945년 대한민국이 해방됐다”며 “여러분은 진정한 독립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모였다. 한 분 한 분이 유관순 열사”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000명)를 투입하고, 광화문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 간 접촉을 막았다. 양측이 근접한 장소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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