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엔 학업 전념…몰래 과외도, 카페 알바도 다 해봤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아이들 도와주는 재단 만드는 게 꿈”

배우 이세영은 올해로 스물다섯이지만 연기 경력은 22년 차다.

10여 년 전 MBC TV ‘대장금’이나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의 모습과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의 모습은 사뭇 다르면서도 어색하진 않다.

학생이었던 그 시기, “남들처럼 매점에 빵을 사러 1분 만에 뛰어갔다가 와보고, 대학생땐 정체(?)를 숨기고 과외나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그 시기에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철없는 듯 속 깊은 민효원 역을 맡아 강태양 역의 현우와 커플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이세영은 4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그런 소소한 경험들이 참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게 사춘기나 성장통이 없었다”며 “학생 때는 학업에 전념하고 성인이 돼서 다시 연기하는 게 좋은 것 같다는 부모님의 의견과 제 의견이 일치해서 학창시절에 누릴 것을 다 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액의 계약금을 준다며 소속사에 들어오란 권유도 많았지만 대학에 가기 전까지 그러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 면접 때는 ’넌 회사가 없네. 어릴 땐 예뻤는데‘ 하는 얘기도 들었지만 큰 상처를 받진 않고 그저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세영은 “이 나이에만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도 있을 텐데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은 조금 있다”면서도 “그래도 연기가 평생 걸어갈 길이기 때문에 빨리 걷기보단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 욕심은 또 많아서 나태해질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큰 사랑을 받으면서 ‘어렸을 때 너무 예뻐서 납치될까봐 걱정된 부모님이 아역 배우로 데뷔시켰다’는 소문이 다시 회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세영은 “제가 태어났을 당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있었는데 제가 마르고 눈이 크니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뽀뽀뽀‘ 같은 데 내보내면 혹시 사고가 생겨도 목격자 진술 확보에 유리하지 않을까 하며 연예계 데뷔를 권유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물론 부모님의 권유로 데뷔했지만 제 성향과도 맞았기에 빠른 시기에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또 다른 꿈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학교 또는 지원재단을 설립하는 거다.

이세영은 “꿈과 비전이 있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특히 개천에서 용 나기 대단히 힘든 세상이 됐는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성신여대 대학원 미디어영상연기학과 1기에 재학 중이다. 나중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해보고 싶단다.

인터뷰 내내 ‘어린왕자’의 캐릭터가 그려진 수첩을 들고 쉼 없이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강단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아역배우 출신으로서 최근에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을 보며 드는 생각도 많다고 한다.

이세영은 “우리나라에선 연예인에 대한 관심도가 특이하리만큼 높다. 화려하게 보이기 때문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직업군이다”며 “그러나 어린 나이에 단숨에 진로를 결정하는 건 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어리지만 외모도 ’완성형‘이고 춤도 노래도 잘하는 다재다능한 친구들이 많긴 하다”면서도 “좋아서 하려는 게 아니라 연예인을 보고싶다는 이유로 연예인을 하려는 친구들이 있는데 신중하게 선택하길 권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