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사드 배치 추진 여파…中, 한국인 中단체관광도 불허”
청주공항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 작년比 13.8%↓…90%가 유커

▲ 3월의 첫 주말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에 한국 관광 전면 중단을 지시하는 등 사드 보복에 나서면서 특히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정부에 제공한 롯데그룹의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면세점 하루 매출이 10% 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매출 가운데 80%를 유커가 차지했으며 공항면세점까지 합산해도 롯데면세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는 70%에 달한다. 연합뉴스

“사드배치 논란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사실상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청주에 본사를 둔 중국 전담여행사 토마스 항공여행사 이정호 대표는 4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추진과 관련, 중국인 여행객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중국 현지 여행사와 연간 계약을 해 일주일에 3회씩 모두 180명을 중국 닝보에서 받기로 했는데 지난 3일에 갑작스럽게 무기한 연기됐다”며 “사드 배치의 여파로 보이는 데 현재 상황을 보면 사실상 취소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여유국은 최근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전면 중단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중국 대형 여행사들이 한국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중국인 전담여행사들은 사태가 장기화하면 업체를 운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달 들어서 중국인 관광객이 전혀 없어 매출이 없는 데 막막하다”고 답답해했다.

다른 여행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청주의 모 여행사 대표 A 씨는 “이달부터 장자제로 전세기를 띄우려고 했는데 중국 정부가 운항을 불허하면서 한국에서 중국으로 여행가는 프로그램마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관광협회 정호진 사무국장은 “사드 문제로 인해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는 러시아 등 새로운 관광 루트 발굴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중국인들이 입국하는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청주국제공항의 지난달 국내선 이용객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국제선 이용객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달 2만9천297명으로 작년 동기간보다 13.8%(4천701명)나 감소했다.

운항 편수도 작년 2월 253편에서 지난달에는 199편으로 크게 줄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추진과 관련, 국제선 이용객의 90%를 차지하는 유커 방문객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주지사 관계자는 “국제선의 90% 이상이 중국노선인 것을 고려하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 추진에 따른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달 국내선 이용객은 18만3천166명으로 작년 2월 15만5천778명보다 17.5%나 증가했다.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도 관광객이 몰린 것은 저렴한 가격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를 이용해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힘입어 전체 이용객은 21만2천46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2만2천687명) 증가했다.

운항 편수도 1천271편에서 1천327편으로 4.4%나 늘었다.

국내선 호황에도 불구, 사드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90%를 차지하는 국제선 발이 묶이게 되면 청주공항이 큰 타격을 입게 돼 연간 이용객 300만명 달성 목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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