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사업영역 다른 4개사

단일교섭 반대 입장 피력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업부문별 분할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조합원들의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기 위해 ‘4사(社) 1노조’를 요구하고 있다. 각기 다른 회사 노조가 하나로 뭉쳐 사측단체와 단일교섭을 진행하는 ‘4사 1노조’는 법적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사측이 이미 반대 입장을 피력한데다 분할된 4개 회사 근로자들의 동의도 필요하다보니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1일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할된다.

하나의 회사가 4개 회사로 분할되기 때문에 근로자 단체도 4개로 나눠질 수밖에 없다. 현 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조선·해양·엔진 부문 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나머지 3개 회사에선 노조가 새로 설립돼야 한다. 노조 없이 노사협의회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현 노조 입장에선 조합원 고용안정, 노조 결집력 강화 등을 위해 단일노조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 입장에선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분사한데다 사업 영역이 전혀 다른 4개 회사가 단일교섭을 해야 하는 4사 1노조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4사 1노조를 실현하기 위해선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나머지 3개 회사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수익이 높은 사업부문이거나 산별노조 체제에 반대하는 사업장의 경우 4사 단일교섭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선 4개 회사가 분할되는 현대중공업 노조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조합원이 1만5000명 이상이어서 전임자를 18명(연간 3만6000시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그린에너지 부문과 서비스 부문이 자회사로 분리되고 정년퇴직자까지 발생하면서 조합원 수가 1만3000명대로 떨어졌다.

사측은 근로시간 면제제도(일명 타임오프)에 따라 지난달께 전임자를 14명(연간 2만8000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노조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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