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앞두고 입대하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마지막 싱글에 수록된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페어웰 콘서트서 불러 50명의 관객에게 감동 선사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팝페라 테너 임형주(31·사진)는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고(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열창하며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성산동 톤스튜디오에서 ‘페어웰 콘서트’를 연 그는 첫 곡 ‘서른 즈음에’부터 울컥해 목이 메었다.

약 50명의 관객을 초대한 이 날 스튜디오 라이브 콘서트는 13일 입대 전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그는 “군대에 가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니다”며 “내년이 데뷔 20주년인데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게 감사해서다. 성공도 경험했고 실패도 맛봤지만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군대에 간다는 건 굉장한 축복이다. 1년9개월 동안 노래를 불러드릴 수 없지만 그리워해 주신다면 늠름한 모습으로 제대해 다시 노래를 불러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이날 눈물 바람을 일으킨 ‘서른 즈음에’와 ‘이등병의 편지’는 그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입대 전 마지막 싱글 ‘어라운드 서티’(Around Thirty)에 수록됐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만난 그는 “음악가이니 음악으로 잠시 이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곡을 선곡한 남다른 이유도 있었다.

“수년 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만난 ‘서른 즈음에’의 강승원 작곡가가 ‘네가 30대가 되어 부르면 이 노래를 표현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조언했어요. 그 말씀을 기억했고 30대까지 기다렸죠. ‘이등병의 편지’는 저와 같은 예비 이등병을 위해 부르고 싶었고요. 어느 때보다 두 곡이 제 얘기인 것 같아 녹음하면서도 크게 공감됐습니다.”

이번 싱글도 ‘응답하라 1988’과 ‘디어 마이 프렌즈’ ‘또 오해영’ 등의 드라마 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이상훈 감독이 편곡해 어쿠스틱 사운드로 완성됐다.

임형주는 성악 발성을 배제하고 차분하게 노래했다.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입대하는 소감을 묻자 그는 “마땅한 의무인데, 나이가 꽉 차 가니 송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임형주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8년 데뷔앨범 ‘위스퍼스 오브 호프’(Whispers Of Hope)로 데뷔해 19년간 17장의 독집 앨범을 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팝페라 테너로 우뚝 섰다.

2003년 17세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헌정 사상 최연소로 애국가를 불러 화제가 됐고 같은 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데뷔 독창회를 연 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외 유수의 공연장을 누볐다.

카네기홀이 보유한 3개 홀에서 솔리스트로 공연한 첫 한국인 음악가로 기록됐고 뉴욕 링컨센터, 프랑스 살 가보, 네덜란드 콘서트 헤보, 오스트리아 미라벨궁전, 영국 위그모어홀 등지를 밟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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