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킨슬리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
노년의 삶·고민을 진솔하고 유쾌하게 풀어놓은 해설서

·가노코 히로후미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
흙수저들이 모여 노인요양시설 설립한 이야기 담은 책

젊음의 도시 울산도 고령화 문제에 깊이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울산이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기간(5년)은 전국 평균(8년)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달리말해 울산의 고령화 속도가 다른 지역 보다 2배 가량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룬 두 권의 신간을 소개한다.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

자타공인 미국 최고의 정치 칼럼니스트 마이클 킨슬리는 42세의 나이에 파킨슨병을 선고받는다. 전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늙음이다. 마이클 킨슬리는 늙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감 없이 정확하게 묘사하며, 인생의 후반부,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의미 있는지 탐색한다.

책은 은퇴, 소외, 늙음, 건강, 치매, 죽음 등 인생의 후반부에 고민하게 되는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저자 자신의 말처럼, 마이클 킨슬리는 ‘과연 노년이란 어떤 것인지 미리 알아보도록 명령을 받은 정찰병’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시종 익살맞고 유쾌하게, 그리고 마치 해설자처럼 자신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노년의 삶과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출간 즉시 워싱턴 포스트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른 이 책은 이후 각종 차트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다. ‘타임 매거진’ 2016 상반기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이클 킨슬리 지음. 이영기 옮김. 책읽는수요일 펴냄. 200쪽. 1만2000원.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는 돈도 권력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이 안심할 수 있는 장소는 스스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특별 노인요양시설 ‘요리아이’를 설립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맨주먹으로 출발해 돈을 모으고, 땅을 사고, 주민의 동의를 얻어 시설을 짓기까지 25년간의 과정은 무모하지만 절실하고, 눈물겹지만 따뜻하다.

가진 건 없지만 배짱 하나는 두둑한 ‘요리아이’ 사람들과 치매 노인들이 일궈내는 유쾌한 에피소드는 치매는 ‘재앙’이라고 여겨왔던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일본 대형 서점 야에스 인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치매 노인을 ‘없는 존재’ 또는 ‘밥도둑’으로 치부하는 사회를 향해 따끔하게 경고한다.

‘치매 노인을 훼방꾼 취급하는 사회는 언젠가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훼방꾼 취급을 하게 된다’고.

가노코 히로후미 지음. 이정환 옮김. 푸른숲 펴냄. 312쪽. 1만5000원.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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