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픔에 대하여

아픔에 대하여
헤르베르트 플뤼게 지음
김희상 옮김/ 돌베게
316쪽/ 1만6000원

태어나서 성장하고 병들고 죽어가는 인간의 삶을 현상학적으로 탐구한 철학서. 독일 내과 의사인 저자는 생물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의 체계와 방법론으로는 인간이 겪는 생로병사의 실존적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 대안으로 의식에 부여되는 현상의 구조를 분석하는 현상학이란 철학적 방법론을 가져와 의사로서의 풍부한 임상 경험에 적용함으로써 몸과 병듦의 진정한 의미를 천착해 들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병듦은 자연과학의 문제이기 이전에 인간학의 문제다. 병듦의 현상은 ‘나’와 ‘세계’ 그리고 이 둘을 중개하는 ‘몸’의 관계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삼자는 따로 분리할 수 없다. 나는 몸의 주체지만, 몸은 나로부터 자율적이다. 나는 몸으로 세계를 체험하지만, 몸은 나의 세계이기도 하다. 나는 몸과 세계 사이 어디쯤을 떠돌며 살아간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의학과 철학을 결합한 저자의 독특한 견해는 1·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에서 태동했던 ‘의학적 인간학’의 계보를 잇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