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윤호 염포초등학교 교사

“향후 20년간 인류는 지금까지 변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2030년까지 20억 개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며 SF 공상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래직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작년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소프트웨어교육 포럼에서 구글이 뽑은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위와 같이 말했다. 미래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 이후 4차 산업혁명, 포켓몬고(증강현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3D프린터, 코딩교육 등의 용어는 낯설지 않으며 어느새 우리의 삶, 우리의 교육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7학년도는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순차적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해이다(중·고등학교는 2018학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발표되면서 교육과정에 들어오기도 전에 붐이 일고 있는 교육이 바로 소프트웨어교육이다. 사실 소프트웨어교육에 대한 요구와 기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을 비롯해 빌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IT업계 유명인사들과 애쉬튼 커처 등의 연예인까지 앞장서서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코딩교육 생활화(The Hour of code)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교현장에 있다 보면 유행처럼 왔다 없어지는 교육도 있고 꾸준히 정착돼 안정기에 접어드는 교육도 있다. 최근에는 세상은 복잡해지고 시대적, 사회적인 요구는 날로 커져 학교교육에 반영되어야 할 교육의 내용은 줄지 않고 늘어만 가는 것 같다. 교사나 학부모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피로도는 둘째치고라도 아이들을 위해 교육내용이 이제는 그만 증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좁은 땅덩어리와 빈약한 자원 속에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미래의 청사진은 교육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 미래교육의 해답지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교육일 수 있다. 특히 산업도시 울산은 장기 불황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기존의 하드웨어 지향적 산업에 조선해양 IT융합기술, 산업용 드론, 산업용 3D프린터 등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키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소프트웨어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자 우리의 책무이다.

하지만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아이들에게 복잡한 알고리즘을 가르치고 각종 센서로 로봇을 제작하고 프로그래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세대의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해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SW 선도교원과 선도학교 운영을 하며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만나면서 늘 새로운 것, 보다 더 앞서 나가는 것을 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이들이 SNS를 통해, 인터넷 창을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말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대화와 유대, 선생님과 부모님의 칭찬과 인정, 사랑이었다. 오늘도 꿈꾼다. 아이들이 코딩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선생님과 부모님의 마음속으로 링크되기를.

정윤호 염포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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