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꽃샘추위가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오는 봄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오늘 낮부터 다시 기온이 평년수준까지 오르면서 다시 봄날씨가 이어지겠다. 평균기온 13℃ 안팎, 습도는 60~70%를 유지하는 봄은 사람이 가장 쾌적함을 느끼는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다. 추운 겨울에서 더운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있는 봄은 기온이 상승곡선을 나타내는 계절로 많은 사람들이 격정적으로 변하며 들뜨고 흥분한다.

흔히 봄을 여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봄이 되면 점점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만큼 햇빛을 받는 시간과 양이 늘어나는데, 이렇게 되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게 된다. 세로토닌 호르몬은 화, 공격성, 체온, 기분, 수면, 식욕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인간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서적이며 환경변화에 민감한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일조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여자가 봄에 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국내의 한 기업에서 과거 3월 한 달 간 SNS에 나타난 빅데이터를 분석해 남녀 간의 상세검색어 비중을 살펴봤더니, 남성들은 패션과 관련된 검색을 전체 40.5%로 가장 많이 했고, 감성은 36.7%, 생활은 22.8%였다. 여성도 패션(37.5%)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분야였지만, 남성과 다르게 감성보다는 생활과 관련된 실용적 검색이 더 많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패션을 검색한 전체 남성 40.5%의 절반 이상이 40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40대 남성이 봄을 가장 많이 탄다는 얘기가 된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가을을 누비는 남성이 아니라, 화사한 봄에 꽃분홍 스웨터를 입은 중년 남성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할 지도 모를 일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봄’의 시작일이 지구온난화 탓에 10년마다 2.6일씩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7년간 무려 열흘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여자의 계절이든, 남자의 계절이든 누구에게나 설렘을 안겨주는 봄, 짧아지는 봄을 마음껏 즐겨야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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