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 스트라이크존 적응 못해...투타 균형 재조정 시급 지적

▲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 8회 초 원아웃 상황 김태균이 병살타를 치고 아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선 침묵 속에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달아 져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러한 결과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허울뿐인 강타자’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이번 대표팀 야수는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모두 제외하고 국내파로 꾸려졌다.

야구계에서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빠졌지만, 이번 대표팀 타선은 절대 약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많은 3할 타자들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얇은 투수층을 발판삼아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온 야수들은 국제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동안 KBO는 마운드 높이 조정 등 투타 균형을 한 번에 바꿀만한 변화를 자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대회 이후 스트라이크존 재조정은 더는 미룰 수 없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타자 천국’이었던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진 타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심판의 볼 판정에 당황스러워했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비교해 몸쪽 공을 잘 잡아주지 않는 대신 높은 공에 후한 편이다.

대표팀 타자들은 이스라엘전에서 볼이라고 생각해 그냥 보낸 공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눈에 띄게 당황했다.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한국 야구가 영광을 되찾으려면 투타 균형 재조정이 시급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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