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먹거리와의 전쟁, 식품알레르기

 

식품 알레르기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아직 발생 원인 명확한 규명 없지만
몸에 맞는 면역력 키우는 것이 중요

새 학기가 시작됐다. 학교 급식실에서는 아이들과 전쟁이 벌어진다. “저, 알레르기 있어요.” 아이들은 먹기 싫은 음식이 나오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저도요”하는 말이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이럴 때마다 편식을 교정해야 할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나, 혼란에 빠지지만 결국 아이에게 애원을 하게된다. “한 입만 먹어봐 줄래?”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식품 알레르기 여부를 조사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신입생은 급식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담임교사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 영양 교사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가정통신문으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꼼꼼하게 안내하고 학생 개인별 영양상담을 통해 식품 섭취로 인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안내하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난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 등 모두 18가지이다. 우리 학교는 올해 경미한 증상을 포함해 6% 정도의 아이들에게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유(有)증상’ 아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급식으로 제공되는 음식에 들어갈 알레르기 유발 식품 안내를 정확하게 해야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식품알레르기(food allergy)는 연령대에 따라 원인식품이 다를 수도 있다. 영유아에서는 우유, 달걀, 콩, 밀, 호두, 땅콩 등이 흔하다. 청소년과 성인은 새우나 조개 같은 갑각류나 생선, 메밀, 과일 등이 많다. 식품 알레르기는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성인기에 생기는 알레르기는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영유아의 경우 알레르기가 일부 호전되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서구화한 식습관, 환경적 요인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식품 알레르기를 진단받고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을 찾아냈다면, 이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원인식품을 피해도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교차반응 때문이다. 교차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식품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같이 피해야 한다. 다만 해당 식품을 무조건 피하면 영양 균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대체할 수 있는 식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 박금옥 개운초등학교 영양교사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 대신 영양소가 들어 있는 대체식품을 선택하고 알레르기 발생률이 낮은 안전한 식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우유는 두유, 콩은 김, 미역, 멸치, 밀가루는 감자, 쌀, 달걀은 두부, 콩나물로 돼지고기는 쇠고기, 흰살생선으로 생선은 두부, 달걀, 쇠고기, 닭고기로 각각 대체하는 것이 좋다.

며칠 전 친구로부터 대게를 먹으러 가자는 전화가 왔었다. 경미한 수준이지만 필자도 대게 알레르기를 갖고있다. 하지만 친구가 보고싶어 결국 대게를 먹으러 갔다. 맛있게 대게를 먹은 후 미지근한 물에 마가루를 한스푼 타서 마셨다. 마가루는 내 몸의 희망보고서이다. 뮤신 성분을 다량 함유한 마가루는 위벽을 보호하고 위궤양, 위염 등 각종 위 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디아스타제 성분까지 들어있어 소화가 잘 이뤄지도록 도와준다. 대게는 그 날 무사히 내 몸으로 들어와 무탈하게 피와 살이 됐다.

히포크라테스는 ‘면역은 최고의 의사이며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각종 알레르기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하는 면역성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맛 좋고 영양많은 식품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식품 알레르기 또한 치유되기를 소망해 본다.

박금옥 개운초등학교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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