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CIA, ‘내부 폭로자’ 색출 나서…애플·삼성 “고객정보 보호할것”

▲ 위키리크스, 'CIA 도·감청' 폭로…'제2 스노든'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구’로 여겨졌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젠 그의 ‘적’으로 돌변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중앙정보국(CIA)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 수천 건을 공개한 위키리크스를 가리켜 “분노할 일”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위키리크스는 CIA가 구글·애플·삼성·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의 제품을 활용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방위 도·감청을 했다고 폭로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난 발언들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게 있다”며 “국가 안보와 기밀 정보의 유출은 모두를 분노케 하는 일로, 이러한 폭로는 국가와 사회의 안녕을 해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의 이러한 반응에 AP통신, CNN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이중 잣대’ 아니냐며 사뭇 비아냥거리는 반응이다.

‘더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하지 않는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AP통신은 지난해 대선 때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변심’을 다뤘다.

위키리크스는 민주당의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과 10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인사들과 선거운동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이메일에는 클린턴의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리하게 경선을 운영한 정황 등이 드러나 힐러리 후보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쁨을 숨기지 않으며 “나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조직적 개입설에도 “나는 러시아가 숨겨진 3만 건의 이메일을 찾아내길 원한다. 그러면 미 언론에 의해 칭찬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의 개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들을 말한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러한 반응에 “기밀 정보의 유출과 포데스타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한 것에는 매우,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며 이를 비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량의 문건이 어떻게 위키리크스의 손에 넘어갔는지, 내부 직원이나 하청업자가 이를 유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FBI는 이번 유출에 대한 수사에 CIA와 협력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또한 미 정보기관과 수사당국 관리들은 로이터통신에 유출된 문건은 진짜 CIA 문서로 보인다면서 CIA의 협력업체들이 안보규정을 어기고 이를 유출한 듯하다고 말했다.

CIA는 문건의 진위는 확인하지 않은 채 “이러한 폭로는 미국 시민과 기관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의 적과 테러리스크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CIA는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어떠한 스파이 활동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혁신적이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적과 맞서는 것은 CIA 본연의 임무라며 사이버 공작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이번 유출에 대해 애플은 성명을 내 “최신 버전의 iOS는 이러한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것을 요청했다.

삼성도 “고객 정보의 보호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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