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푸른바다의 전설’ 전지현
깡패들 맨손으로 무찌르는등 여성들에 대리만족 기쁨 줘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

현실에서 보기 힘든 ‘괴력의 예쁜이’들이 드라마에 잇따라 등장하며 대리만족의 기쁨을 준다. 나약한 여성상은 없다.

‘힘쎈여자 도봉순’이 지난 5일 4회에서 시청률 8.3%를 기록하는 등 연일 쭉쭉 상승세다.

제목부터 흥미를 돋우는 이 드라마는 ‘힘 센 여자’의 희소성을 극대화하며 시청자에게 웃어갈 페이지를 준다.

그런데 이 힘이 센 여자 도봉순 역의 박보영은 키가 160㎝도 안 되고, 체중도 41㎏에 머문다. 힘 하면 흔히 생각하는 역도선수나 씨름선수의 이미지를 보기 좋게 배반하는 게 포인트다.

가볍게 한 닭싸움에서 툭 하고 슬쩍 건드렸을 뿐인데 해병대 출신 건장한 남성이 저 멀리 날아가 꼬리뼈가 ‘절단’났다.

158㎝의 작은 박보영은 심지어 183㎝의 박형식을 두 팔로 가볍게 들어 올려 안은 채 질주하기도 한다. 이 장면에서는 저 유명한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가 장대하게 울려 퍼졌다.

그 노래처럼, 힘센 여자 도봉순은 재벌 안민혁(박형식)의 ‘보디가드’다.

▲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의 전지현.

실제로 요즘은 여성 보디가드도 많지만, 도봉순처럼 ‘엄지공주’를 연상시키고 힘 한번 못 쓰게 생긴 외모는 없을 듯하다. 드라마는 박보영이라는 연기자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비트는 전법으로 허를 찌르는 재미를 안겨준다.

지난 1월 막을 내린 SBS TV ‘푸른바다의 전설’에서는 괴력의 인어가 등장했다.

슈퍼모델 뺨치는 가녀린 외모의 전지현이 연기한 인어 심청이다.

심청이는 가벼운 잽 펀치로 ‘울퉁불퉁’한 깡패들을 날려버리고, 발길질 하나로 기물을 심각하게 파손한다. 심청이는 강철 체력이라 첫눈에 반한 허준재(이민호)를 찾아 저 먼 남태평양 바다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줄기차게 헤엄쳐왔다.

무심히 휘두른 주먹에 ‘덩치’들이 공중으로 날아갈 정도로 힘이 세고, ‘어류’로 분류되는 수영 황제 마이크 펠프스처럼 엄청난 체력과 폐활량을 가진 심청이는 도봉순보다 한 수 위다. 힘센 여자의 희소성이 아닌, 비현실성을 판타지로 극대화한 캐릭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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