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이가 관심받으려 한듯”…‘유괴 주의’ 안내문 헛소동

초등학생이 유괴를 당할 뻔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유괴를 주의하라는 주민 안내문까지 나붙었지만 해프닝으로 결론 났다.

10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초 관내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 A양이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유괴당할 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양의 어머니는 학교에서 돌아온 A양으로부터 “어떤 아저씨가 나를 강제로 데려가려고 했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목격자와 주변 CCTV 확보에 나섰다.

초등학생 유괴미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자 이 아파트에는 “유괴미수 사건이 발생했으니 단지에서는 등·하교 시간에 안전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며 부모님들은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관리소장 명의 안내문이 나붙었다.

또 이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주변 지역 인터넷 맘카페에 퍼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등하교 신경 써야겠다”, “걱정된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유괴미수 사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CCTV에 A양이 이웃 주민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반면 A양이 말한 유괴미수 발생 위치에서 수상한 장면은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이상히 여기고 A양 어머니에게 “아이 말이 사실인지 다그치지 말고 다시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

A양은 어머니에게 “어떤 아저씨가 길을 물어보긴 했는데 나를 강제로 데려가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A양이 하교하는 모든 장면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유괴미수 장면은 물론 A양이 어떤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며 “A양이 부모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을 종결하고 주민 안내문을 떼달라고 이날 오전 해당 아파트 관리소에 요청했다.

또 안내문 사진이 게시된 맘카페에 사실을 바로잡는 글을 올려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