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심화로 중국을 향한 꿈도 흔들
중국·미국관련 국제갈등 조율 큰 과제
외교안보·경제문제 대선 최대이슈 될듯

▲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헌재가 ‘박근혜 파면’을 결정하자 미 국무부는 먼저 대변인 논평으로 “사드배치 계속진행은 한국 정치상황과 별개이며, 다음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사드배치를 강행할 것”이라며 ‘한미동맹 불변’을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결정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한국정국의 안정유지와 함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제기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아쉬움을 피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5 중국방문의 해’ 개막식 축하메시지에서 통일신라 학자 최치원의 시를 인용하며, “중국과 한국 간의 문화교류는 유구하다”며 한반도를 찬양한 최치원의 시를 읽었다. 최치원을 한·중 교류의 상징으로 칭찬하던 시진핑 주석이 태도를 바꾸었다. ‘핑크빛 모드’였던 한중관계가 틀어진 시점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다. 이후 국내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가 발생,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만남에서 서로 얼굴이 굳은채 대했다. 한국을 향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심상치 않다.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은 중국은 ‘한류 제한령’의 강도를 높이며, 한국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중국 콘텐츠, 한국 포맷을 바탕으로 한 중국 작품,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상업 광고 신규 업로드를 자제하라는 한류 제한령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금지시켰다.

과거 미국 영화에 대한 관심들이, 홍콩 영화로 바뀌더니, 수준 높은 우리 영화로 옮겨왔다. 미국영화를 자주 보던 사람들의 꿈은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미국에 유학가면 좋은 미래가 담보되기도 했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도 했다. 근래 미국 유학생보다 중국 유학생이 더 많아 졌다고 한다. ‘아메리칸 드림’보다 ‘중국몽(中國夢)’이 더 부각되는 때다. 이는 개인의 꿈이라기보다 중국 국가 단위의 꿈이고, 중국 정치의 꿈일 것이다.

아편전쟁 전, 즉 GDP가 전세계의 33%를 차지하던 청나라때 정도로 중국이 다시 부흥하기를 바라는 것이 ‘중국몽’이다. 이 꿈은 중국 공산당이나 시진핑 개인의 꿈만이 아니라 중국 인민의 꿈으로 동일시되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동북아군사동맹을 깰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로 봤고, 박근혜 정부는 자신의 대(對)중국 영향력을 과신하고 중국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패착이, 박 전 대통령이 가졌던 ‘중국의 꿈’을 깨뜨렸다.

우리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더 큰 기회를 갖는 것도 다른 의미의 ‘중국몽’이다. 근래 탄핵사태를 치르는 동안 벌어진 사드사태는 우리의 중국 입장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3월2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면적인 판매중단을 구두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행 단체관광은 물론 자유여행이어도 온·오프 여행사에서 항공티켓을 끊고 한국으로 출국하는 것도 금지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1720만 명 중, 중국인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번 중국의 한국여행 금지조치로 관광 관련 업계의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과의 마찰과 갈등을 대선후보들이 어떻게 해결해 갈까? 우리는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보며 아시아 내에서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후보를 잘 선택하여야 한다. 대선이 5월 초에 치러지면 사드해결이 대선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며,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견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문제 등이 겹치면서 외교 안보, 경제 문제 등도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탄핵 등 내우외환을 겪으며 얻은 ‘국론분열과 혼란 종식’ 그리고 ‘화합과 치유’의 길은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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