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이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리나라 조선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료사진

中 국영석유업체 유조선 건조
국내업체 검토했다 없던 일로
‘조선 빅3’ 포함 수주잔량 감소
인도기간 단축 등 활로 모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이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리나라 조선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국영 석유사가 최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국내 조선사에 선박 발주 검토를 접은 것이다. 수주난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은 사드 후폭풍까지 겹침에 따라 조선업체들은 수주가뭄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0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석유기업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가 그동안 진행해 온 한국 조선업체와의 선박 발주 협상을 이번 주 취소했다.

트레이드윈즈는 한국 조선소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시노펙이 30만t급부터 시작되는 초대형 유조선인 ‘울트라 라지 원유 운반선(ULCC)’ 발주를 논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ULCC는 국내 조선3사가 강점을 보이는 초대형유조선(VLCC)보다도 더 큰 선박이다.

한국 조선업체는 다롄조선소나 상해외고교조선 등 중국 업체보다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ULCC 건조가 가능한 곳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다. 그러나 이들 3사는 모두 시노펙으로부터 공식 문의가 오거나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시노펙이 한국 발주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공식 협상 단계까지 가지 않고 포기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처럼 대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주가뭄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워크숍을 열고 급격한 수주잔량 감소에 따른 경영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선박 건조 계약 후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을 3개월 단축하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화된 세계경제 불황에 따른 수주가뭄 극복 전략이다.

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거제지역 대형 조선소들은 선박 수주를 위해 회사와 노조,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수주 현장에 직접 달려가는 것은 물론 선주사 거주 해외 도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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