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사회부

흔히들 담배는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담뱃값을 2500원(에쎄라이트 기준)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지만 국내 성인 흡연율(2011년 27.0%, 2013년 24.1%, 2015년 22.6%, 이상 보건복지부 통계)을 크게 낮추진 못했다. 올해부터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알리는 10종의 경고 그림을 삽입했지만 흡연자를 줄이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주민건강 증진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소를 통해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이나 학교, 공동주택으로 직접 찾아가는 금연사업도 벌인다.

정부가 금연 지원을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는 국민 건강권 확보 차원이기도 하지만 흡연에 따른 폐해에 비해 금연을 지원하는 기회비용이 훨씬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금연치료제인 ‘챔픽스’가 금연 시도자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울산 132곳을 포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전국 7619곳의 금연치료 의료기관(병·의원)을 찾아가면 상담을 거쳐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 12주 과정의 치료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할 경우 비용 전액을 정부가 돌려줘 부담이 덜하기도 하지만 금연 성공률이 약 40% 이상으로, 금연 패치·껌에 비해 효과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자살행동이나 우울증, 조증, 정신병, 공격적 행동, 망상, 살인관념(homicidal ideation), 초조, 불안 등이 보고된 바 있다. 분명한 점은 부작용이 있는 만큼 의사로부터 충분한 상담을 거쳐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본보는 최근 일부 금연치료 의료기관에서 의사 상담 없이 간호사가 바로 챔픽스를 처방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같은 일은 어느 의료기관에서도 발생해선 안된다.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감기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의사 진료없이 약을 타는 경우는 없다. 챔픽스 복용자 역시 금연치료를 받는 환자다. 단 한 명의 환자에게도 예외가 없도록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왕수 사회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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