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 이미지

유령 이미지

에르베 기베르 지음

안보옥 옮김/ 알마

236쪽/ 1만5000원

프랑스의 사진가이자 작가였던 에르베 기베르(1955~1991)가 사진을 주제로 쓴 에세이집.

미셸 푸코의 동성 연인으로도 유명했던 기베르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감동의 추억을 희미하게 하며 사진은 마술이나 눈속임보다 더한 ‘시간을 멈추는’ 기계라고 해석한다.

그런 관점에서 찍히지 않은 사진들, 즉 ‘유령이미지’에 주목하며 글로써 이미지를 현상하고 인화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사진평론가 김현호씨는 해설에서 롤랑 바르트가 사진의 본질에 대해 쓴 ‘밝은 방’(1980)에 화답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어머니의 사진, 포르노 사진, 가족사진 등 바르트가 선택한 소재에 대해 다시 쓰면서 바르트보다 한 발 더 나아가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그것을 이해하려 하는 바르트와는 달리, 기베르는 사진이 주는 기쁨과 슬픔마저도 믿지 않는다”면서 “이 책은 사진 이미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이론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을 통해 보는 욕망의 해부학실습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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