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서 수억 건넨 단서 확보…삼성 “회사 차원 자금집행 없어”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동영상을 찍은 일당과 삼성 사이에 사건 무마 목적의 ‘뒷거래’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이정현 부장검사)는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56·구속)씨 일당이 삼성측에서 수억원대 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선씨와 선씨 동생(46) 등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건희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를 출입하는 여성들을 시켜 동영상을 촬영했다.

동영상에는 이 회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여성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고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후 선씨 형제는 삼성과 CJ측을 접촉해 동영상을 미끼로 돈을 요구했다.

이 부회장과 친형인 이맹희전 CJ그룹 명예회장(이재현 CJ그룹 회장 부친·2015년 작고) 사이에 상속재산 분쟁이 격화하던 시점이다.

동영상 의혹이 불거지자 삼성 측은 “돈을 요구받은 적이 있지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삼성측이 선씨 형제에게 거액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선씨 형제에게서 관련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자금 규모는 3억 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선씨를 지난달 25일 선씨를 구속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촬영)과 함께 공갈 혐의를 적용했다.

형법상 공갈죄는 타인을 협박해 재산상 이득을 취할 때 성립한다.

검찰은 특히 삼성 측에서 건넸다는 자금의 성격과 출처 등도 유심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순수 개인 자금인지, 회삿돈이 일부 섞였는지, 삼성측의 누가 선씨 형제에게 돈을 전달했는지 등을 규명하는 게 관건이다.

검찰은 논현동 빌라의 전세 계약자로 알려진 김인 삼성SDS 고문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자금출처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동영상 의혹과 관련해 삼성 차원에서는 어떤 자금도 집행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CJ측은 선씨가 CJ제일제당 재직 당시 이맹희 전 명예회장의 의전을 담당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선씨가 2000년대 초 총무파트에서 일한 바 있으나 의전을 담당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선씨는 구속 직후 사직했다.

전날 검찰은 선씨 형제와 이메일 등으로 접촉한 정황이 드러난 CJ 관계자 근무처인 CJ헬로비전과 CJ대한통운 등을 압수수색해 이번 일에 CJ 측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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