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 5월9일로 정해졌다. 공정한 대선을 치르기 위한 전 국민의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직접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초유의 경험을 한 유권자가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진 국가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이번 선거가 ‘장미대선’이라 불리는 만큼 5월9일 새 대통령이 장미꽃처럼 화사하게 등장할 수 있도록 ‘좋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에게는 선택의 권리가 주어지는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도 부여돼 있다. 유권자 스스로 투표권을 공명하게 사용하되 불법 선거에 대한 감시자가 돼야 한다. 불법선거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매체가 다변화되면서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가짜뉴스’가 등장했다. 보도를 가장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는 수많은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매우 심각한 불법선거이다. 불법선거의 대표적 유형이었던 흑색선전, 금품선거, 여론조작 등도 가짜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결코 그 문제점이 작다고는 할 수 없다.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각 정당별로 경선을 거쳐 후보가 결정되는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강·약 후보도 가려질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은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며 국가 안정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황 권한대행은 “국가 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 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그 권한을 대행하고 있으면서 대선 출마를 강행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일이다. 황 권한대행은 남은 52일간 올바른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이날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김시장은 “대통령이 꿈”이라는 의지를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밝혀왔으나 이번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적은 없었다. 다만 지역 언론을 통해 수차례 출마와 불출마를 오가는 혼란스런 전망들이 새나왔기 때문에 선거일 발표와 더불어 명확한 입장정리를 한 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도리라 하겠다. 김시장은 엄중한 선거관리는 물론이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이 울산의 현안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유권자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도 있다. 훌륭한 후보들이 많이 등장하도록 정당별 경선이나 여론조사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후보 결정 과정에 국민의 의지가 정확하게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후보를 만드는 것도 유권자의 역할이다. 실질적인 투표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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