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향연’ 박선영 대표...서울 대학로서 배우로 활동
10여년 만에 귀향해 창단...첫연출 ‘…삼신할매’ 무대에

▲ 극단 ‘향연’의 창작연극 ‘컨템퍼러리 삼신할매’의 한 장면.

서울에서 활동하던 울산출신 연극인이 젊은 연극인들과 함께 새로운 극단을 창단, 고향땅 울산에서 신고식 무대를 치르려 한다. 지역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극단 향연(대표 박선영·사진)이 31일부터 사흘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창작연극 ‘컨템퍼러리 삼신할매’를 선보이며, 울산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연극은 대학로 등에서 배우로 8년가량 활동한 박선영 대표의 첫 연출작품이다. 박 대표는 울산출신으로 우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기공부를 위해 울산을 떠났고,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고향 울산에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첫 연출 작품인 만큼 가장 ‘나’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시작은 ‘여성’이었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숙제가 많았다. 그만큼 이야기가 수두룩했다. 팀원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며 극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 극단 향연(대표 박선영)

지난 1월 정식 등록한 극단명 ‘향연’은 관객과 배우가 연극을 통해 축제, 잔치를 즐긴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번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에 의문을 품으면서 만들어졌다.

연극의 배경은 오랜 미래의 한 도시다. 주인공 존재(김유정 분)가 삼신할매로부터 열쇠를 건네받고 여정을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여성들은 예뻐야만 살아 남을 수 있고, 계속되는 경쟁과 도전을 이겨내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듯 작품은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박 대표는 “일반 관객과 연극 전문가 등을 초청해 30분가량의 미니쇼케이스를 진행해 보고 싶다. 쇼케이스를 진행하면 연극작품이 정식으로 관객과 만나기 전에 작품성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 등 타 지역에서는 연극 쇼케이스가 종종 진행되는데 울산에서도 보편화됐으면 좋겠다. 장소는 꼭 극장이 아니어도 된다. 카페 등에서도 이벤트 형식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기회가 된다면 울산을 소재로 한 작품도 제작해보고 싶다. 울산지역문화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젊은 예술인의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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