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향연’ 박선영 대표...서울 대학로서 배우로 활동
10여년 만에 귀향해 창단...첫연출 ‘…삼신할매’ 무대에
서울에서 활동하던 울산출신 연극인이 젊은 연극인들과 함께 새로운 극단을 창단, 고향땅 울산에서 신고식 무대를 치르려 한다. 지역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극단 향연(대표 박선영·사진)이 31일부터 사흘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창작연극 ‘컨템퍼러리 삼신할매’를 선보이며, 울산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연극은 대학로 등에서 배우로 8년가량 활동한 박선영 대표의 첫 연출작품이다. 박 대표는 울산출신으로 우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기공부를 위해 울산을 떠났고,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고향 울산에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첫 연출 작품인 만큼 가장 ‘나’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시작은 ‘여성’이었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숙제가 많았다. 그만큼 이야기가 수두룩했다. 팀원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며 극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정식 등록한 극단명 ‘향연’은 관객과 배우가 연극을 통해 축제, 잔치를 즐긴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번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에 의문을 품으면서 만들어졌다.
연극의 배경은 오랜 미래의 한 도시다. 주인공 존재(김유정 분)가 삼신할매로부터 열쇠를 건네받고 여정을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여성들은 예뻐야만 살아 남을 수 있고, 계속되는 경쟁과 도전을 이겨내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듯 작품은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박 대표는 “일반 관객과 연극 전문가 등을 초청해 30분가량의 미니쇼케이스를 진행해 보고 싶다. 쇼케이스를 진행하면 연극작품이 정식으로 관객과 만나기 전에 작품성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 등 타 지역에서는 연극 쇼케이스가 종종 진행되는데 울산에서도 보편화됐으면 좋겠다. 장소는 꼭 극장이 아니어도 된다. 카페 등에서도 이벤트 형식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기회가 된다면 울산을 소재로 한 작품도 제작해보고 싶다. 울산지역문화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젊은 예술인의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