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주류진영 “3당 개헌 합의는 대선판 흔들기” 강력 비판

비주류, 개헌 논의 억제…납득할만 설명 촉구 지도부 비판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원내 3당의 개헌 국민투표 합의를 계기로 16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개헌론을 강력히 비판하는 친문(친문재인)·주류 진영과 개헌론에 우호적인 비문(비문재인)·비주류 진영간 전선이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친문 주류진영에선 3당의 개헌 합의가 대선판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 시도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 진영은 지도부를 위시한 주류진영에서 개헌론을 억누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비주류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탈당 이후 당 내에서 개헌론을 주도할 구심점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자칫 3당 개헌론 동조가 해당행위로 비칠 부담도 있어 특별한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주류진영은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3당의 개헌논의에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는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이날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자고 정했다. 이를 못 믿고 3당이 개헌합의를 한 것은 민주당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3당 개헌안에 당내 의원의 동참 가능성에 대해 “어차피 안 될 일에 3~4명이 합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참여하는 의원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비문 진영에선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이 개헌론을 부당하게 억누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헌파인 이종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는 개헌안 논의를 억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내가 하는 주장은 애국적이고 남이 하는 주장은 정략적이라는 태도를 취한다면 무슨 설득력이 있겠느냐”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도 이날 “대통령의 권한을 낮추고 분권형으로 가야 한다는데 대해 국회는 공감대가 있는데, 주자들은 부정적인 것 같다”고 가세했다.

그런데도 이런 비주류의 목소리는 좀처럼 한 곳으로 수렴되거나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내 30여명 규모의 개헌파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 내부에서도 개헌론에 대한 의견 일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개헌모임 안에서 3당의 개헌안에 동조하자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개헌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 내 개헌파가 3당 개헌안에 동참하기보다는 김종인계 의원들이 탈당해 3당 개헌안을 매개로 한 ‘개헌연대’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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