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中 사드보복…美 금리인상 ‘도미노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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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0.25%P 올려
연내 2~3차례 추가 예고
신흥국 소비위축 이어져
수출 주도 지역산업 타격

중국의 사드보복에다 미국 금리인상의 본격화로 수렁에 빠진 울산경제 회복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경제가 위축되면 수출에 타격을 받게 되고, 부채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는 가파른 대출금리 오름세에 이자부담이 더해져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P 올렸다. 옐런 의장은 “경제가 지금처럼 계속 호전된다면 금리를 약 3~4개월에 한 번씩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연내 2~3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지역 산업계는 환율과 유가 등에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야 하지만석유화학, 자동차, 기계 등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많이 의존하는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신흥시장의 소비위축은 총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울산 수출의 타격으로 직결되는 사안이다.

자동차업계는 통상적으로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가격 경쟁력이 향상돼 북미시장 수익성 개선이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할부금융이 위축되면 북미시장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차량 구매욕구가 떨어지고, 특히 신용판매 이용률이 비교적 높은 중대형차, 레저용차량(R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석유화학업계는 달러 강세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신흥국 시장에서의 수요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미 금리인상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해운시황이 살아야 조선시황도 살아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물동량 회복 정체 등 장기적인 시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강세로 원화가 오르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면 선박 수주물량이 줄어들고, 선주사들도 선박금융 조달 부담에 발주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제철·고려아연 등 철강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반면, 원료 수입 가격 상승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울산의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까지 울산의 가계부채는 총 19조1082억원 규모로, 이 중 60.8%인 11조6274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이다.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이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지역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가계의 이자 부담으로 소비위축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최정석 무역협회 울산본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로 가면 원화약세로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될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과 개도국, 자원보유국 가운데 달러화 채무가 많은 나라는 채무가 늘어나고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게 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수입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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