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서 힌두교 축제 '홀리'를 맞아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얼굴에 물감을 바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 사건과는 무관하다. 연합뉴스

인도에서 또다시 외국인 여성 관광객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돼 관광객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이중국적인 대니얼 맥로린(28·여)은 지난 14일 인도 유명관광지인 고아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맥로린의 옷은 벗겨져 있었으며 얼굴에 많은 상처가 있었다.

부검결과 그는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살인 등 혐의로 현지 주민 비카스 바가트(24)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바가트는 맥로린을 성폭행한 뒤 범행을 감추려 그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달 고아로 여행 온 맥로린은 살해되기 전날 밤 주민들과 어울려 서로에게 색 모래를 던지고 물감을 묻히는 힌두교 축제 ‘홀리’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여성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여러 차례 발생해 문제가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여성이 인도 수도 뉴델리의 5성급 호텔에서 현지 가이드가 건네준 물을 마신 뒤 가이드 등 5명의 남성에게서 집단성폭행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해 7월에는 북부 마날리에서 이스라엘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지난해 동부 콜카타에서는 22세 일본 여성이 6명의 남성에게 집단성폭행 당했다.

2014년에는 52세 덴마크 여성 관광객이 뉴델리 기차역 부근에서 5명의 남성에게서 집단 성폭행당해 범인들에게 종신형이 선고된 바 있다.

유럽과 인도 문화가 섞여 있어, 한 해 5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고아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지자 영국 등 언론에서는 이 지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안전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아일랜드인디펜던스는 2008년 15세였던 영국 소녀 스칼릿 킬링이 고아에 여행 왔다가 숨진 사건 등을 언급하며 고아의 여성여행자 안전문제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는 킬링 사망 후 2년이 지나서야 킬링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인도인 2명이 기소됐다.

그마저도 사건 발생 8년만인 지난해 9월 1심법원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되면서 부실하고 느린 인도 사법당국의 대응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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