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추격전 끝에 경찰에 붙잡혀…절도 혐의 불구속 입건

▲ A씨와 B씨가 훔친 배추.

지난 17일 대전에 사는 A(48·여)씨는 학교 후배 B(43·여)씨와 청주에 나들이를 왔다.

날씨가 포근해 들판에서 봄나물을 캐기 안성맞춤이었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16도까지 올랐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지동동 들판에서 호미로 들에 난 쑥이며 달래 등 봄나물을 캤다.

그러던 이들의 눈에 근처 경작지에서 파릇파릇 자라고 있는 곰보배추가 눈에 들어왔다.

먹음직스러운 배추에 빠진 두 여성은 남의 밭이라는 걸 잊은 채 배추를 캐 비닐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정신 없이 챙기다보니 금세 4개 비닐봉지가 가득 찼다. 무게가 15∼20㎏에 달했다.

자리를 뜨려는 하는 순간 멀리서 “배추 도둑이야! 잡아라” 하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배추밭 주인 C(77)씨의 목소리였다.

C씨가 다가오자 A씨와 B씨는 훔친 배추와 호미를 집어 던지고 인근 야산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배추가 가득 찬 비닐봉지 4개를 챙길 틈도 없이 줄행랑을 쳤다.

A씨 등을 쫓지 못한 C씨는 이날 낮 12시 5분께 112에 신고했다.

순찰차 2대, 경찰관 4명은 일대 야산을 수색하며 두 여성을 추격했다.

경찰은 약 40분간의 추격전 끝에 범행 장소에서 약 2㎞ 떨어진 흥덕구 강내면의 한 야산에서 내려오는 이들을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나물을 캐다가 옆에 배추가 있길래 챙겨가도 되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밭주인 C씨는 “최근 밭에 농작물이 자꾸 없어지는 것이 이상해 순찰을 돌다가 곰보배추를 훔치는 여성 2명을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18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A씨와 B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유지에서 주인 동의 없이 농산물이나 나물을 캐면 절도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면서 “나물 채취할 때는 주인이 있는 땅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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