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농성 유족들 “여기서 자식 죽어”…문재인 “노여움 거두시라”
‘헬기탄흔’ 전일빌딩 방문…5·18 민주화운동 부상자 만나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광주에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5·18 민주화항쟁의 상징 중 하나인 옛 전남도청에서 농성 중인 ‘옛전남도청보전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농성장에서다.

광주·전남을 위한 공약 발표에 앞서 농성장을 찾은 문 전 대표에게 항쟁 당시 가족을 잃은 한 여성은 “토론회에서 그 시점에 그 말씀을 해야 했느냐”며 “여기가 어떤 자리이냐. 전두환 때문에 자식 남편 다 잃은 자리다. 그걸 폄훼·왜곡해서 농성하고 있는데, 그런 시점에서 전두환에게 표창을 받았다는 말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다른 한 남성도 “그게 자랑이냐. 어제 하셨던 말씀 사과하세요!”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유족은 “오늘 아침, 여기 어머니들이 문 전 대표를 만나지 않겠다고 할 정도였소”라면서 “분명히 말씀을 하셔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농성 시민은 “대표가 (표창을) 마다했어야지 별말이 다 들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전두환에 대해 말을 그렇게 하겄소! 자식이 여기서 죽고 그랬는데!”라며 “그 놈은 짐승도 아니라요!”라고 소리치면서 울분을 쏟아내는 여성도 있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말의 진의를 설명하면서 유족들을 설득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저는 5·18 전두환 군부에 의해 구속된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시절) 그분이 여단장이었다”면서 “그 때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다고 (어제) 말씀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항쟁의 진상규명을 지금까지 광주시가 외롭게 해왔는데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백서를 낸다고 말씀드렸고, 5·18 광주정신 가치를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광주항쟁에 대해 횡행하는 (왜곡된) 말들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다”라고 자신의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책임을 묻고 확실히 하겠으니 어제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거두세요. 그런 취지가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농성장 방문에 앞서 문 전 대표는 항쟁 당시의 헬기사격 탄흔이 남아있는 금남로의 전일빌딩을 방문했다.

그는 ”총탄 자국이나 각도를 보면 기총소사가 거의 분명해 보인다. 탄흔의 개수를 보면 무차별 난사됐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면서 ”남은 과제는 그 발포 행위자와 명령자를 규명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일빌딩 앞에서 항쟁 당시 부상으로 한 쪽 다리를 잃은 임영수씨를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네고, 광주정신의 계승을 거듭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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