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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새 학기,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비교하지 않고 개성을 인정하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지켜봐주며
잔소리보다 들어주고 응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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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20: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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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경 경성대학교 가정학 교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이사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그러나 좋은 부모가 되기는 어렵다.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도 유연하게 변화해야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세상에 아이들은 성장하는데 부모로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고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햇살 가득한 봄날, 새 학기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부모들은 설렘과 기대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기대와 설렘이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지, 아니면 부담이 되는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

어릴 적 성장의 경험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성장하면서 가장 행복했고 부모님을 떠 올리게 만드는 장면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물질이었는지, 아니면 따뜻한 위로와 지지의 마음이었는지 기억해 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부모세대와 달리 자녀들과 오랫동안 성인과 성인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모른다. 만약 우리가 삶의 끝자리까지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지금 부모로서 자녀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불황으로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침체하는데, L 백화점에 두 자릿수 매출성장을 매년 기록하는 곳이 아동용품이라고 한다. 사교육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는 육아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6년 사교육비’ 조사결과 초·중·고교생의 1인당 평균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있다.

울산지역은 2015년 대비 9%의 증감률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고 한다. 알파고의 AI와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는데, 단순 지식암기 교육과 기존 전문직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는지? 문제해결의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 자녀가 살아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기질과 재능은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그 마음을 읽어주고 응원하며 함께하는 부모인지 반문해 봐야 한다.

부모교육 강의에 애니메이션 코믹영화 ‘쿵푸 팬더(2008)’를 자주 사용한다. 영화에는 용의 전사가 되고 싶지만 무술도 할 줄 모르고 고도 비만인 팬더 포와 두 분의 사부가 등장한다. 우그웨이 대사부(거북이)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밀은 없어, 특별하다고 믿으면 특별해 지는 것’ ‘용의 두루마기에 전수할 비밀기술은 없어, 비전은 단지 너 자신이며, 너의 마음에 있을 뿐이야.’ 자기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도전과 극복의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사부 시포(여우)는 기질과 적성의 개인차를 고려한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기본기도 수련되지 않은 쿵푸 초보 푸가 과자를 먹으려고 높은 선반에 올라간 사건을 계기로, 먹는 것을 이용해 기존의 무사들과 다른 방식으로 맞춤형 훈련을 시작하고 용의 전사로 성장시킨다.

어쩜 좋은 부모는 자녀의 ‘잘 하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고 실패의 경험을 허용하는 것, 작은 성취의 경험을 누적해 가면서 자신을 신뢰하게 도우는 것,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자녀의 개성을 인정하는 양육방식을 모색해 주는 것, 사교육에 노출하기보다 좋아하고 열중하며 스스로 성장하려는 자기(self) 성장욕구를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내내, 나는 딸들에게 어떤 엄마였는지 궁금해졌다. 인격적으로 대하며 부정적인 감정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용적인 엄마가 아니었을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생활습관을 익힌다고, 학창시절에는 국영수 성적에 열을 올리고, 은근히 압력을 행사하는 나름 별난 엄마였음을 고백하게 된다. 더 많이 웃게하고 즐겁게 놀아주고 행복한 시간으로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제는 주말이나 집에 오는 대학생 딸들에게 학점이나 취업 등의 잔소리는 내려놓고, 따뜻한 밥상을 차리고 ‘남친’과의 설레는 데이트를 응원해주고, 그들 삶의 주도권을 이양하고 한껏 수다로 함께하는 엄마이고 싶다. 어릴 적 부모에 대한 정서적 기억이 노후 부모자녀관계를 결정해 준다는데, 이번 주말 봄나들이나 가야겠다.

강혜경 경성대학교 가정학 교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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