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지 않기

피에르 자위 지음

이세진 옮김/ 위고

180쪽/ 1만2000원

현대 사회는 ‘드러냄’을 부추긴다.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사생활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동시에 감시카메라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숨을 곳도 없다.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자위는 ‘드러내지 않기, 혹은 사라짐의 기술’에서 이러한 현대 사회에 대한 저항으로 ‘드러내지 않기(discretion)’라는 기술을 제안한다.

‘드러내지 않기’는 겸손, 신중 같은 개인적 성격의 특질도 아니고 도덕적인 미덕에서의 좋은 행실도 아니다. 체념적인 도피나 수동적인 허무주의와도 다르다. 승리의 욕망에서 멀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안도감, 연인이 잠든 모습이나 누가 쳐다보는지도 모른 채 놀이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즐거움 같은 것들이 ‘드러내지 않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이다.

저자는 “전체의 공포는 모든 인간을 서로가 서로에게 떠밀리게 압박함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을 말살한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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