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영상으로 대체…음악회 개최

불황·분사 등 내우외환 영향 해석

현대중공업이 고(故) 아산(峨山) 정주영 창업자의 16주기를 맞아 올해는 매년 열던 추모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1일 정주영 창업자의 16주기를 맞아 오전 사내체육관에서 추모식 개최하는 대신 추모영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정주영 창업자의 추모식을 열지 않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001년 정 회장 타계 이후 매년 울산 본사 내 체육관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대규모 추모식을 열어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8시에 사내 방송으로 추모 영상을 틀어 각 부서별로 작업장과 사무실에서 추모 묵념 등을 하며 고인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다만 추모 음악회는 올해도 진행된다. 이날 오후 7시30분 동구 현대예술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아산 16주기 추모음악회에는 USP(Ulsan String Players) 챔버 오케스트라와 울산대학교 음악대학의 협연으로 모차르트 ‘환호하라, 기뻐하라’ 등의 곡을 통해 아산의 기상과 도전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최근 수년간 수수업황 불황에 분사 및 구조조정 등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까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추모식을 열지 않는 것은 이러한 회사 안팎의 상황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별다른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추모식을 매년 열어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하는 것 보다 추모식은 10주기, 20주기 등 10주년 단위로 여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범 현대가 가족들은 20일 저녁 정몽구 현대차 그룹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냈으며,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21일 기일을 전후로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에 있는 선영에 개별적으로 참배할 계획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등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18일 선영 참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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