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학점 부탁 없었다”…‘학사 비리’ 사실상 전면 부인
“훌륭한 교수들 옥고치르게 해 가슴 아파…면목 없어”

▲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 학사 비리로 추가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61)씨 측이 법정에서 관련 혐의를 사실상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유라씨의 이대 입학 과정이나 학사 관리 과정에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에게 특혜를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라씨와 공모해 각종 범행을 저질렀다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며 딸에 대한 보호막을 쳤다.

최씨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학사 비리’ 사건 재판의 준비기일에서 특검 측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부인했다.

변호인은 우선 “김종 당시 문체부 차관에게 정유라가 이대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했을 뿐 합격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최 전 총장 등에게 입시와 관련해 부탁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 측은 이대 교수진에게 유라씨의 학점 부탁을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김경숙 학장 등을 만나 정유라가 1학기에 휴학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한 적은 있지만 학점 부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류철균(구속기소) 교수에게 “강의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학점을 달라”고 한 적도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게 유라씨의 인터넷 강의를 대리 수강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인정했다.

하 교수도 이날 법정에서 “친한 언니(최순실)가 독일에서 인터넷이 안 된다며 딸 걱정을 하니까 (도와줬을 뿐) 대리 수강인지 몰랐다. 언니도 대리 수강이라고 직접 말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라는 표현은 과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잘못한 일이니까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울먹였다. 하 교수는 최씨를 김종 전 차관에게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변호인은 “최씨가 자신의 잘못으로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여러 훌륭한 교수들에게 이런 옥고를 치르게 해 대단히 가슴아프게 생각하고, 볼 면목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최씨 측은 유라씨가 재학한 청담고 체육교사에게 30만원을 준 부분이나 봉사활동 실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도 모두 부인했다.

청담고 교사에게 30만원을 준 부분은 “교부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교적, 의례적 인사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봉사활동 실적서 허위 작성은 “정유라와 공모한 게 아니다”라는 걸 전제로 “체육 특기생들에 대한 일반적인 관행이었을 뿐 정유라가 특혜를 받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청담고 교사에게 폭언을 했다는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최씨 측은 특히 특검이 유라씨의 고교 재학 시절 일까지 범죄 행위로 기소한 것을 두고 “특검이 최씨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그대로 공소장에 이입한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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