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문 K-water 울산권관리단장

얼마전 매화밭으로 유명한 양산의 순매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 활짝 핀 매화밭과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철길을 오가는 기차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내어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기도 한다. 하지만 순매원이 있는 원동의 취수장에서 낙동강 물을 퍼올려 산업수도 울산의 대다수 공장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음을 아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원동 취수장에서는 24시간 K-water 직원이 상주하며 매일 60만t 이상의 물을 울산으로 보내고 있다.

원동취수장은 1977년 처음 울산으로 물을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1994년에 ‘울산공업용수도 2단계 사업’이 완공되면서 시설이 확장되어 현재에는 일 127만t의 낙동강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울산지역 공장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70만t과 시민들이 사용하는 33만t을 합치면 울산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이 100만t이 넘는다. 반면, 2016년 원동 취수장의 일평균 공급량이 62만t 정도이니, 울산 지역 자체적으로는 물이 부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요로 하다면 일 60만t 정도는 충분히 더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런 낙동강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은 물이 부족한 도시인 울산이 오늘날의 세계적인 중화학 공업단지 도시로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도 울산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수자원 개발과 상수도 확충에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물을 사용할 수 있을 뿐, 물 부족에서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높은 인구밀도와 강수량 편중으로 인해 이용 가능한 1인당 수자원량은 세계 153개국 중 129위로 최하위권이다.

마침 이번 3월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 UN이 정한 공식 주제는 ‘Wastewater(하수의 재발견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 이상의 하수는 아무런 처리를 거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더 심하게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비교적 하수를 잘 처리하고 있더라도, 물은 순환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울산에서도 경기 침체와 맞물려서 기업체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하수의 재사용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다. 하수 배출 감소와 재활용이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사항임을 감안하면 이런 기업체들의 변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절약과 재활용 노력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K-water는 울산의 중요 상수원인 사연댐과 대곡댐의 깨끗한 물을 울산시에 원수로 공급함으로써 울산 수원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울산시는 회야댐의 관리 및 천상·회야정수장에 고도정수 처리시설을 구비해 녹조 발생 등 갑작스런 수질 변화에도 맛과 냄새는 물론 미량의 오염물질까지 완벽하게 처리한 수돗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앞으로도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차질없는 물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보며, 물과 함께 성장해온 울산이 물로 더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황재문 K-water 울산권관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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