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우리 눈의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며, 물체의 상이 맺히고 볼 수 있게 하는 스크린이라 할 수 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서 광수용체세포를 통해 전기적 정보로 바뀌고 시신경을 거쳐 뇌에 도달한다.

이런 망막의 시각세포가 변성 또는 퇴화로 손상이 되면서 시각을 잃게 되는 것이 망막색소변성증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은 광수용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진행성 질환으로, 현대의학이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 방영된 드라마 ‘그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극 중 송혜교가 앓았던 질환이 바로 망막생소변성증이다.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고 연구중인 질환으로 그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의 증상이라고 하면 야맹증, 눈부심, 시야 협착, 시력 손실이 발생하며 색맹이 유발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다가 점차 적응하면서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는 불빛이 희미하거나 어두울 때 사물을 알아보기 어려워서 야맹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눈부심 등이 동반된다.

또한 시야 협착은 병이 진행되면서 주변의 사물을 볼 수 있는 범위인 시야가 터널 안을 보는 것처럼 점차 좁아져 어려움을 겪게되며 마지막에는 실명에 이르게 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우성, 열성, 반성 유전을 보이며, 가족력이 없다면 단독형으로 이상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으면 눈 건강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유전 외에도 눈의 혹사, 스트레스, 과로가 영향을 주기도 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며, 망막색소변성증이 발견되더라도 눈의 혈행을 원활히 하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정도에 따라 망막색소변성증의 진행이 늦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변성된 조직은 회복되지 않는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한 야맹증과 좁아진 시야로 겪게되는 불편함은 참지 말고 가까운 안과에 내원해 꼭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 조기치료를 통해 경과를 살핀다면 시력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